한국 정부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이 끝날 때까지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해줄 것을 미 정부에 요청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미 양국이 매년 3~4월 실시하는 한미연합훈련을 평창동계올림픽과 겹치지 않도록 조정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전날 NHK의 보도내용을 재확인한 것이다.

 FT는 이 사안에 대해 알고 있는 4명의 소식통을 인용, 한국 정부가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을 내년 3월 18일 평창패럴림픽이 끝나는 이후로 연기하기를 희망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올해 키리졸브 연습 기간은 3월13∼24일이었다. 올해 연습을 기준으로 하면 키리졸브 연습은 팽창패럴림픽(3월9∼18일)과 일주일 정도 겹칠 수 있다. 평창올림픽은 패럴림픽에 앞서 내년 2월9∼25일 열린다.

 FT는 소식통 중 2명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연합훈련 연기 요청을 수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FT는 또 한국 정부의 이런 요청이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주 중국 방문을 앞두고 이뤄졌다면서, 한국 정부는 한반도 긴장 분위기 완화로 중국 단체 관광객이 대거 방문함으로써 올림픽 티켓 판매에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한국 정부가 올림픽에 대해 "매우 우려하는" 상황을 볼 때 합동군사훈련 연기를 희망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테리 연구원은 또 훈련 일정을 연기하면 북한이 도발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 줄여 대화 여건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지 모른다고 진단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한국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북한 정권의 성향에 비춰볼 때 신중한 조치라며 "이런 우려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북한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방해하려고 1987년 민간항공기를 폭파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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