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을 비롯한 사업장에서 산업재해는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 추위에 몸이 풀리지 않아 움츠러 들거나 해서 정신이 해이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다가 경인지역에는 원도심과 신도시 개발이 한창이다. 때문에 각종 유형의 산재가 다발하고 있는 지역이다. 근자 들어 이 같은 건설현장에서의 타워크레인 전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경기도의 한 공사장에서 85m의 타워크레인 중간 지점이 부러져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로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또 같은 날 인천의 한 오피스텔 공사장에서 H빔 작업 중이던 170t의 중형 크레인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얼마 전 정부가 빈발하는 타워크레인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타워크레인 중대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했는데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언제나 사후약방문이다. 안전불감증이 극에 달한 우리다. 우리는 여전히 ‘산재왕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가 발전해 세계 경제 선진국 반열에 진입했다 해도 근로자들이 산업현장에서 안전에 위협을 받는다면 그 나라는 결코 선진국이 아니다.

 건설현장에서 사고 제로(ZERO)화는 어렵다하더라도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무재해에 가까이는 이를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근로자와 안전관리자의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강조돼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업주들의 산재 중요성에 대한 의식의 전환이라 사료된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앞으로 산업재해 사실을 숨긴 사업주는 과태료뿐만 아니라 1년 이하 징역 등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갔다. 처벌이 무서워서가 아니다. 산재가 발생하면 본인의 인생은 말할 것도 없고 한 가정이 불행에 빠진다. 나아가 나라 경제에 끼치는 손실 또한 크다. 경제활동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희생인 산재 위에 쌓아진 경제 실적이라면 차라리 소득수준이 낮은 것만 못하다. 성장도 좋지만 안전 기반 마련이 무엇보다 전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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