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부평구는 오는 2018년까지 부평2동 삼릉마을에 ‘새뜰마을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이를 위해 23필지를 매입하고 빈집과 미사용 공동화장실 등을 철거해 공동이용시설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새뜰마을 사업 부지 내에 포함된 일부 집단주택에 공사가 진행된 모습.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인천시 부평구는 오는 2018년까지 부평2동 삼릉마을에 ‘새뜰마을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23필지를 매입하고 빈집과 미사용 공동화장실 등을 철거해 공동이용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사진은 새뜰마을 사업 부지 내에 포함된 일부 집단주택에 공사가 진행된 모습.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부평역사박물관은 2016년 학술조사 사업 대상지로 부평의 대표 원도심 중 하나인 ‘부평 삼릉(三菱)마을’을 선정했다.

삼릉마을이 속한 부평구 부평2동에는 일제강점기였던 1940년대 초반 일본 중공업 회사인 미쓰비시 공장의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거주했던 사택이 들어서 있다. 그래서 마을 이름도 ‘미쓰비시’의 한자 발음인 ‘삼릉’을 마을의 별칭으로 사용한 곳이다.

‘삼릉 마을’은 태생부터 일본 제국주의의 인적 자원 수탈이라는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해방 이후에는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많은 이주민들이 터를 잡고 삶을 꾸며온 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80여 년이 지나면서 많은 이들이 떠나고 옛 건물들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미쓰비시제강 40년사를 보면 1944년까지 이곳에는 총 139동의 사택이 있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현재는 87채가 남아 있으나 사람이 사는 곳은 17가구, 30여 명 뿐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무허가나 공·폐가로 방치돼 있다. 도시가스도 들어오지 않아 LPG나 부탄가스를 사용하고, 화장실도 따로 없어 공용 화장실을 쓰고 있다.

부평구는 미쓰비시 사택 지역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지난 2015년 정부의 ‘도시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이후 생활여건 개조사업인 ‘새뜰마을 사업’이 2018년까지 진행 중이다. 구는 사업 추진을 위해 23필지를 매입하고 빈집과 미사용 공동화장실 등을 철거해 공동이용시설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부평역사박물관이 300쪽에 달하는 ‘사택마을 부평삼릉’을 발간한 것도 사업 과정에서 사라질 수 있는 삼릉마을의 흔적들을 남겨두고자 하는 노력이다. 책에는 각 집들의 화보부터 삼릉 마을과 사람들이야기, 강제동원과 미쓰비시, 집단주택, 교육, 종교, 생업 현황 등 삼릉마을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 그곳에 살았던 주민들의 생생한 인터뷰도 실었다.

손장원 재능대학교 실내건축과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일제강점기 산업화의 역사를 지닌 공간을 보존해야 하지만, 현실에 부딪히면 상당히 많은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삼릉과 같은 지역은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통해 일부 주택을 보존하면서 지역을 개발하는 등의 대안을 찾는 논의의 장이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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