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한파가 계속되는 올해의 마지막 달 12월 중순이지만 성금을 받고 있는 각 기관의 모금실적이 예년만 못하다고 한다. 겨울철을 나려면 식량 땔감 김장 등 준비할 것도 많은 데다, 날씨마저 견디기 힘들 정도로 추워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삶이 더욱 어려워지는 시기여서 국가는 물론, 각종 사회복지 단체마다 취약계층에 더욱 관심을 쏟고 있다.

 오늘날 우리의 삶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윤택해진 것이 사실이나, 우리 사회 곳곳을 들여다보면 삶이 궁핍한 소외계층이 여전히 넘쳐나고 있다. 찬바람 속에 돌아보는 사람 없이 고통스러운 겨울을 지내야 하는 홀몸노인, 소년소녀가장, 정착이 어려운 북한이탈주민, 그리고 양로원, 보육원, 장애인 생활시설 등 주위로부터 소외된 채 힘겹게 살고 있다. 연말이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송년회를 갖기도 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맞을 준비로 들뜨기 마련이다. 하지만 외롭고 가난한 사람들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보니 상대적 박탈감이 더 심해지기 마련이다. 이처럼 외롭고 불우한 처지에 처한 소외된 이웃들을 우리 사회가 챙기고 다독여야 한다. 그러나 올해는 경제 위축으로 기업이나 단체, 개인 모두가 형편이 좋지 않아 불우이웃을 돌아볼 여유가 충분치 못한 듯하다. 그렇다고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이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소외계층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온정을 베푸는 따뜻한 문화가 널리 퍼지면서 관심을 갖고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소외된 이웃들에게 물질과 정을 나누며 이들을 끌어안는 일은 튼튼한 민주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밑거름이다.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회의 관건은 소외된 계층을 포용해 계층간 갈등을 해소하고 공동체 의식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소외된 이웃을 돕는 일은 오히려 자신에게 더 큰 기쁨으로 오고 서로에게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니 공동체 일원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소외계층에게 베풀어진 온정은 그들에게 살아갈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고, 함께 어우러져 하나된 나라를 만드는 작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아직은 각 기관에 모이는 성금이 예년보다 못하지만 우리 국민의 저력이 유감없이 발휘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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