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경기도는 그 분(?)의 글로 뜨거웠다. 지난 12일 그 분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기도를 포기하겠다’라는 글을 올렸다.

 별다른 부연설명 없이 한 줄로 게시된 발언에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경기지사 출마 포기’ 등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다음날인 13일 그 분은 재차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서울과 경기를 하나로 광역서울도를 만들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다’는 글을 올렸다. 결국 서울과 경기도를 엮어 ‘광역서울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극적으로 표명하기 위해 경기도를 포기한다는 발언을 활용한 셈이다.

 이를 두고 많은 이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정치권은 물론 도민들 사이에서도 ‘가도 너무 가셨다’, ‘주권 모독이다’ 등 날선 비난이 쏟아졌다.

 그 분은 ‘우리나라의 혁신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수도권 규제가 철폐되고 초강대도시를 육성해야 한다. 경기도지사로서 경기도를 포기한다는 각오와 용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했다. 그 분은 "깜짝쇼라고 하신 분들이 많은데 저는 쇼라도 해야 했다고 생각했다"며 "대한민국이 성장 잠재력을 올리는 여러 방법 중 굉장히 중요한 게 수도권 경쟁력을 올리는 것으로 국제사회와 경쟁하자는 차원에서 제가 강하게 말한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경기도를 발칵 뒤집어 놓은 그 분의 발언 이후 내 머리 속 그 분의 기억을 되짚어 봤다.

 수원 팔달구 토박이인 나에게 있어 그 분은 팔달의 아들이자 수원의 아들, 경기도의 아들이었다. 내가 바라보고 지켜보던 지역구 의원 역시 그 분이었다.

 도청에서 그 분을 만난 뒤에는 가끔 술 자리에서 그 분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지만 어떤 이는 나에게 그 분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경기도를 포기하겠다’는 발언 이후 그 분과의 기억이 떠오른 것은 단 한 장면이었다.

 지난 10월 도청 출입기자들과 가진 만찬 간담회에서 그 분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용인 출신인지만 태생은 종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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