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천시 연수구의회 의원들이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졌다. 같은 당 의원끼리 한 쪽이 외유성 해외연수 등 잘못을 들춰내면 다른 한 쪽이 다시 공개적으로 맞받아치는 모양새다.

정현배·곽종배 의원은 지난 15일 ‘제211회 연수구의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외유성 해외연수로 국민 혈세를 낭비한 의원들은 해외연수비를 전액 반납하고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재정 의원은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9일까지 미국으로 해외연수 중 딸의 대학 졸업식에 참석했다. 또 정지열·박현주·김준식·이강구 의원은 지난 5월 12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서부지역 선진지 견학을 가면서 모 여행사 패키지 관광상품을 이용했다는 주장이다. 이들 의원에게 지급된 예산은 1인당 최대치인 250만 원이다.

곽 의원은 "이 같은 일은 뿌리 뽑아야 할 적폐"라며 "당은 본회의 조례 표결에 불참하라는 반민주주의적 지침에 따르지 않은 것을 징계할 것이 아니라 이런 비도덕적 물의를 징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재정 의원은 "딸 졸업식이 미리 예정돼 있던 상태에서 동료 의원의 제안으로 해외 연수와 연계해 다녀왔고, 졸업식을 제외한 나머지 일정은 계획대로 다양한 연수를 하고 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현배·곽종배·양해진 의원 역시 앞서 심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중국으로 해외연수를 갔는데 3박 5일 간 제대로 된 일정을 소화하지 않았다"고 받아쳤다.

이를 지켜본 한 의원은 "반성은커녕 이전투구 형태로 단상에 올라와 싸우는 것 보면서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구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지역 시민단체들은 해당 의원들의 공개 사과와 함께 해외연수 비용 전액 환수를 촉구했다.

인천연수평화복지연대는 "심사를 거치지 않은 세 차례의 해외연수에 대해 투명한 자료 공개 및 비용 환수 등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년 선거에서 유권자로서 심판하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현배·곽종배 의원은 연수구시설관리공단 건립을 결정하는 본회의에 참석해 찬성표를 던졌다는 이유로 최근 당원권 1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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