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와 오피스텔만 들어서고 있는 송도 6·8공구 R2블록 일대 전경.  <기호일보 DB>
▲ 인천도시공사가 송도 8공구 R2 터를 상향된 용적율을 그대로 적용해 매각할 뜻을 비치고 있어 수익성을 좇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아파트와 오피스텔만 들어서고 있는 송도 6·8공구 R2블록 일대 전경. <기호일보 DB>
"인천 송도 6·8공구 내 ‘뜨거운 감자’는 어딜까." 당연히 말 발굽 모양의 R2블록이다. 이 터의 주인은 인천도시공사(이하 도시공사)다. 도시공사의 부채 감축을 위해 2013년 12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넘겨 받은 땅이다.

송도 주민들과 8공구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요즘 이 땅을 주시하고 있다. ‘오피스텔 천국’을 막기 위해서다. 주민들은 이 터의 지구단위계획상 용적률을 당초대로 낮춰 ‘원안’ 개발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도시공사의 움직임을 보면 허사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도시공사는 지금의 상향된 용적률로 이 터를 팔아 치울 요량인 것 같다.

도시공사는 지난 7일 서울시 강남구 앰배서더 호텔에서 ‘2018 도시공사 토지공급계획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건설사 및 부동산 시행업체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도시공사는 내년에 매각 예정인 토지들을 투자자들에게 알렸다. 영종 미단시티와 검단신도시, 송도 1공구 국제업무지구 내 상업업무용지 8개 필지와 8공구 R2블록 등이 대상이다.

송도 8공구 R2블록의 경우 기존 용적률 500%에서 800%로 상향돼 오피스텔 공급과잉에 따른 학교 및 기반시설 부족 문제 등이 지적된 터다. 하지만 도시공사는 R2블록(상업용지·15만8천905㎡) 공급계획에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R2블록에 대해 공급 시기와 공급예정가도 특정하지 않았다. 오피스텔을 지을 수 있도록 이 터를 3개 필지로 분할도 가능하다고 했다.

R2블록은 지구단위계획상 약 9천 실의 오피스텔을 지을 수 있다. 지난해 말 변경된 실시계획상 지구단위계획을 그대로 유지해 투자자들에게 공개한 것이다. 도시공사는 이 땅을 팔기 위해 2016년 말 기존 용적률을 500%에서 800%로 변경하고, 건축물 최고 높이 제한을 기존 70m에서 ‘제한 없음’으로 변경한 뒤 인천경제청의 승인을 받았다.

R2블록은 최소 5천억 원 이상의 토지가격으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송도지역 주민들은 곱지 않는 시선으로 이 땅의 매각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들은 당초 계획된 호텔과 컨벤션센터, 백화점, 병원, 상가 등 프리미엄 상업시설이 아닌 수익성이 높은 오피스텔로 지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인·허가권을 쥔 인천경제청 역시 이 문제에 소극적이다. 인천경제청은 법적으로 허용된 상업용지에 오피스텔을 못 짓게 한다면 1천억 원을 도시공사에 변상해야 한다는 이유를 든다.

현재 송도 8공구에는 M1블록 오피스텔(1천242실)과 R1블록(2천784실), M2블록(800여 실) 등 약 5천여 실의 주거용 오피스텔이 공급됐다. 여기에 인천지하철 1호선 랜드마크시티역(예정) 인근 1공구 C1블록(1천996실), C2블록(1천456실) 등에 약 3천500실 규모의 생활형 숙박시설도 분양 예정이어서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는 상황이다. 학령인구 유발로 인한 통학문제는 불 보듯 뻔하다.

황효진 도시공사 사장은 "R2 블록이 설명자료 상에서 기존대로 나갔을 뿐이며, 여전히 경제청 등과 용적률 하향을 놓고 협의 중에 있다"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으며 주민들의 입장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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