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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선복 한국연구재단 전문경력인사
농업공무원과 인연을 맺고 정년을 한 지도 4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돌이켜 보면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공직생활에 대해 무한한 감사와 고마움을 표한다. 처음 공직생활 시작은 일선 최오지에서 시작해 도시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몸소 체험한 것은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인천시 소장으로 1년여 근무로 도시농업과 만남은 나의 농업에 대한 기존의 생각과 틀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농업은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기능이며 식량 안보의 토대지만 삶의 질이 높아질수록 여가 활용과 자연과 문화예술을 즐기는 쪽으로 바뀐다. 농촌은 살아 숨쉬는 전통문화와 상부상조하며 협동하는 두레의 발상지도 농촌이 아니겠는가?

 사람의 정서 발전을 위해서 무엇을 기른다는 것, 그것이 동물이든 곤충이든 식물이든 교감을 나누는 것에서 새로운 참교육과 정서 발달의 시간이 시작될 것이다. 통계에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옥상 텃밭을 만들거나 집안에서 화분을 이용한 도시농업이 점차 늘고 있고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을 볼 때 대체 텃밭농사에 어떤 매력이 있어 바쁜 현대인들이 참여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농업은 식량을 생산하는 기능을 넘어 삶에 대한 생활의 질과 가치를 높여주고 자라는 어린이의 정서발달과 교육용으로 더할 나위 없이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나는 세 살 된 손주녀석과 인천 논현동에 있는 양떼목장을 몇 번 간적이 있다. 양떼에게 아카시아 잎을 주며 같이 즐겼다. 이제는 건축물에 농업을 접목해서 옥상정원이나 텃밭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옥상정원이나 텃밭을 만들 경우 난방비의 17%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여름철 콘크리트 표면의 온도가 섭씨 50도 정도인데 식물로 덮인 옥상과 벽은 26~27도로 유지된다고 한다. 농지가 형성됨에 따라 물과 공기가 순환을 돕는다. 도시 땅 100㎡를 10㎝ 깊이로 녹지화할 경우 200L 정도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100㎡의 면적에 식물을 재배하면 성인 2명이 1년간 숨쉴 수 있는 산소를 공급한다고 한다.

 도시농업은 세계적인 트렌드다. 도시농업은 산업화를 먼저 경험한 영국 미국 일본 등에서 활성화돼 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가까운 농장에서 나는 식재료를 먹자는 로컬푸드가 직접 길러 먹자는 자급자족운동으로 확대되면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제는 농업 모델을 연구 개발해 도시에서 할 수 있는 농업 농촌과 도시근교의 전업적인 농업 등 새로운 농업모델을 적극 개발하고 발전시켜 이제는 농업을 전 국민이 참여하고 관심을 갖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도시농업법이 만들어지기까지 특·광역시 소장협의회가 많은 기여를 하였다. 인천시 소장을 하면서 도시농업팀을 만들고 활로를 모색하면서 협의체를 통해서 우리들은 서로 소통하고 협의하면서 벤치마킹을 통해 도시농업 발전의 길이 마련된 것에 대해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2013년 만들어진 도시농업법에서는 ‘도시농업’이란 도시지역에 있는 토지, 건축물, 또는 다양한 생활공간을 활용해 농작물을 경작 또는 재배하는 행위로 명시돼 있다. 최근 도시의 트렌드는 자연생태계 복원이 주요 과제라 생각한다. 자연생태계 복원의 지름길은 도시농업을 활성화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도시농업법이 입법이 돼 추진되고 있는 마당에 기왕이면 시범모델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다듬어져 새로운 농업 방안이 마련돼 발전되기를 희망한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삶의 질을 평가할 때 어느 삶이 가장 럭셔리한 삶이라 생각하는가의 질문에 공기가 좋은 곳에서 생활을 원하는 사람이 1순위라고 한다. 사람은 자연과 가까운 생활을 하면 병은 멀어지고 자연과 멀어지면 병은 가까워진다고 하지 않는가?

 농업은 성실·근면·정직 그 자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미래 어린이에게 농업을 이해시키고 가르치는 일은 무엇보다 소중한 자연교육이요, 인성교육의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우리나라를 방문해 대학 강단에서 역설한 짐 로저스 말이 생각난다. "젊은이들이여! 람보르기니를 타려면 농업에 입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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