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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B라 불리는 미인(Beauty), 아기(Baby) 동물(Beast)은 광고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이들이 출현하면 일단 주목성이 증가한다. 특히 귀여운 동물은 광고뿐만 아니라 만화나 동요의 주인공으로도 널리 활용된다. 최근에는 뽀통령이라 불리는 뽀로로의 등장으로 펭귄의 인기가 높지만, 시공을 초월해 오랜 시간 사랑 받아 온 동물은 단연 아기 곰이다. 곰돌이라는 귀여운 별칭으로도 불리는 아기 곰을 떠올리면 포근한 느낌이 따른다. 몸과 마음에 따뜻한 온기가 그리운 12월의 연말, 곰돌이를 주인공으로 한 가족영화 ‘패딩턴’을 소개한다.

 오렌지 마멀레이드를 좋아하는 꼬마 곰의 평화로운 일상은 밀림에 불어온 갑작스런 폭풍우 이후 달라진다. 가족을 잃은 어린 곰은 나이 많은 숙모의 조언에 따라 런던으로 향한다. 숙모는 40년 전에 만난 영국의 탐험가 이야기를 전하며 런던에 가면 그가 도와줄 거라고 안심시킨다. 이리하여 곰돌이는 우여곡절 끝에 ‘저를 돌봐주세요. 감사합니다’라는 이름표를 달고 패딩턴 역에 도착한다. 하지만 숙모의 이야기와는 달리 기차역을 오가는 바쁜 사람은 곰돌이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연락도 없이 찾아 간 그곳에 탐험가도 나올 리 만무했다. 낡은 가방 위에 오도카니 앉아있는 꼬마 곰은 이 상황이 막막하기만 하다. 그때 친절한 브라운 부인이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 정이 많은 부인은 어린 곰의 사연을 듣고 탐험가를 찾을 때까지 함께 지내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역에서의 첫 만남을 기념하며 곰돌이에게 ‘패딩턴’이란 이름을 지어준다. 하지만 부인의 마음과는 달리 남편과 큰 딸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귀여운 사고뭉치 패딩턴은 낯선 땅, 낯선 사람들 속에서 안식을 찾을 수 있을까?

 영국의 동화작가 마이클 본드가 1958년 발표한 ‘내 이름은 패딩턴’은 반세기가 넘은 시간 동안 40여 개의 언어로 번역돼 전세계 사람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이를 바탕으로 2014년 실사 영화로 제작된 ‘패딩턴’은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시대의 화두를 적절히 담고 있다. 종(種)이 다른 패딩턴이 새로운 식구로 받아들여지고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은 타인에 대한 관대함, 대안가족, 다양성의 공존 등을 생각하게 한다. 이 영화는 따뜻한 정서와 함께 볼거리도 풍성한데 특히 3D로 구현된 귀여운 패딩턴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유쾌함이 살아있는 꼬마 곰의 영국생활 적응기와 일련의 모험을 따라가다 보면, 런던의 명소를 구석구석 여행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유쾌한 코미디 속에 관용, 친절함, 가족애의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 ‘패딩턴’은 선한 소통이 주는 일상 속 작은 행복과 공존의 가치를 새삼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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