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비장애인 통합 인형극동아리 ‘따로 또 같이’ 회원들이 지난 11일 인천시 부평구 삼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인형극 준비에 한창이다.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제공>
▲ 장애인·비장애인 통합 인형극동아리 ‘따로 또 같이’ 회원들이 지난 11일 인천시 부평구 삼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인형극 준비에 한창이다.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제공>
인천시 부평구 삼산종합복지관에서는 매주 한 번씩 특별한 공연이 열린다. 장애 청소년들이 함께 이야기를 구성하고 준비한 ‘내 귀는 짝짝이’ 인형극이다.

이 공연은 장애인·비장애인 통합 인형극동아리인 ‘따로 또 같이’가 직접 만든 인형극이다. 공연 제목부터 이야기 전개, 배역까지 이들을 거치지 않은 부분이 없다. ‘따로 또 같이’ 동아리는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을 바꾸고자 하는 장애인식개선 서포터스로, 장애인 10명과 비장애인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공연 전 항상 책상에 둘러 앉아 인형극에 대한 생각과 개선 방안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인형극을 하면서 느끼는 기분, 하고 싶은 배역, 지난 공연에서 힘들었던 일이나 기억에 남았던 일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임미애 봉사자는 "인형극 활동은 장애인들이 사회로 나와 공감대를 나누는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형성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는 계기도 된다"며 "특히 인형극은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소재인 만큼 아이들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게 하는 미래 지향적인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3년 가족봉사단으로 복지관과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 남편, 자녀와 함께 다양한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인성교육 등을 진행하는 교사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임 봉사자가 가장 애착을 갖는 활동은 바로 이 인형극 활동이다. 자칫 소외될 수 있는 장애학생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립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데 큰 보람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아리에 속한 장애학생들은 자기 주도적으로 인형극을 구성하며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또 사람들 앞에 나서는 훈련을 통해 자신감도 얻게 된 경우가 많다.

동아리에서 활동 중인 장애학생 A(19)양은 "지적 장애를 갖고 있어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늘 우울했다"며 "하지만 봉사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즐겁게 막대 인형극을 하다 보니 자신감도 생겨, 지금은 열심히 노력해 연극배우나 가수가 되겠다는 꿈도 생겼다"고 환하게 웃어보였다.

임 봉사자는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인천사회복지자원봉사인증관리(VMS)우수 자원봉사자’로 선정됐다. 동아리는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자원봉사기자단을 통해 관련 기관에 소개되기도 했다. 더 큰 바람은 사회 밖으로 나온 장애학생이 실질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것이다.

임미애 봉사자는 "지금은 장애학생들이 무료로 공연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보상이 주어지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장애인들이 스스로 연극을 완성해 공연했다는 성취감도 중요하지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경제활동에도 참여하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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