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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랑룬 다이아몬드시티' 사업이 추진될 예정인 인천 영종도 운북동 1278-3 일원의 땅. /사진=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비록 과오가 있지만 계약금을 즉시 납부한다면 땅을 팔겠다." 수 차례 영종도 개발사업을 타진했지만 땅값을 한 번도 치른 적은 없는 중국 자본 랑룬사에 대해 21일 황효진 인천도시공사 사장이 밝힌 입장이다. 랑룬사는 2014∼2015년에 영종도 미단시티 내 다이아몬드 형상을 한 땅 32만㎡를 3천700억 원에 사들여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갖춘 복합리조트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정부 공모에서 탈락해 고배를 마신 다국적 기업이다. 자연히 땅 주인인 도시공사와 이 회사의 기존 합의각서(MOA)는 파기됐다. 3년이 흘렀지만 이 회사는 송도국제도시에 설립한 랑룬 한국지사의 방을 빼지 않았다.

에스크로우 계좌(특수조건이 명시된 계좌)에는 200만 달러를 입금해 놓고 영종도 ‘랑룬 다이아몬드 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끊임 없이 타진했다. 도시공사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까지 찾아가 랑룬사의 손을 잡아 줬다. 이 회사의 핵심 요구는 토지 매입 후 55층 규모의 숙박시설 등 7개 동이 제대로 들어설 수 있도록 용적률 상향 등 지구단위계획을 지원해 주고, 카지노 허가권을 받을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것이다. 김 청장은 대규모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랑룬사에 행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랑룬사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영종도 운북동 1278-3 일원 7만6천㎡의 터를 900여억 원에 먼저 사들이고, 약 1조 원을 투입해 각종 숙박시설과 대형 쇼핑몰을 조성하는 1단계 사업부터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후 당초 계획한 미단시티 땅(32만㎡)을 모두 사들이고, ‘관광진흥법’에 따라 5천만 달러를 선납해 카지노 허가권도 받아내겠다는 복안이다.

도시공사는 인천경제청이 랑룬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계약금 90여억 원이 토지매매계약 당일 즉시 입금된다면 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양 측은 이날 현재 막바지 계약조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다음달께 토지매매계약이 성사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카지노 사전심사제와 공모제가 끝나 추가적으로 카지노업 허가를 정부로부터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관광진흥법’에 따라 5천만 달러를 랑룬사가 투자한다면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랑룬사 한 관계자는 "해외 굴지의 파트너사와 영종도 투자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 갖췄다"고 전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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