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인천시 남구의 한 카페에서 인천청년 홍성현씨가 지역의 청년정책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다. 현재 홍씨는 서울에서 포럼·공연·파티 등을 기획하는 문화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 18일 인천시 남구의 한 카페에서 인천청년 홍성현씨가 지역의 청년정책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다. 현재 홍씨는 서울에서 포럼·공연·파티 등을 기획하는 문화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솔직히 청년이 활동하기에는 서울의 환경이 훨씬 낫죠. 그래도 뭐가 됐든 내가 자란 인천에서 하고 싶어요." 21일 인천에서 먹고 살 길을 찾는다는 인천청년 홍성현(27) 씨의 바람이다. 거창하지 않았지만 솔직했다. 그는 살아온 지역에서 뿌리 내리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는 인천에서 경제활동이 가능해야 자신의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대학에서 문화기획자로 꿈을 키웠던 2015년부터 그의 뇌리에는 이 같은 생각이 가득했다.

하지만 인천은 청년이 일거리를 찾거나 활동하기에 우호적인 생태계가 아니었다. 누군가가 나서서 이 환경을 바꿔 주기를 기대한 적도 있다. 기대는 여지없이 물거품이 됐다. 바뀌는 것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포럼과 공연, 파티 등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홍 씨의 일터는 여전히 서울이다. 그는 미련이 남았다. 고민 끝에 최근 지역 청년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는 언제 환경이 나아질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다행히도 최근 기획에 참여한 ‘인천청년정책포럼’과 ‘인천청년버스’ 프로그램에서 고민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인천청년 16명과 찾은 천안시에서 희망을 봤다. 이곳에서는 청년들이 직접 정책과정에 참여해 청년과 지역이 필요로 하는 먹거리를 창출하고 있었다. 전국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원도심 활성화를 비롯한 도시재생에서 활동이 두드러졌다. 청년들이 도시재생지원센터 의정토론회 등 논의의 장에 참여하고 있었다. 지역청년상인이 도시재생대학 강사진에 포함돼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먼저 활동에 나선 청년그룹의 후배 양성활동도 활발했다. 청년들이 운영하는 ‘청년 복덕방’은 청년상인들에게 원도심 임대와 지원정책, 창업컨설팅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홍 씨는 "천안은 청년이 300명씩 모여 정책을 이야기하고 주요 결정과정에 청년대표가 참여하고 있다"며 "우리가 막연히 생각했고 불평 불만에 그쳤던 것을 타 지역에서는 이미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고, 화가 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지역에서 청년의 먹거리를 만들지 못하면 ‘탈(脫) 인천’ 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한 담론도 만들 수 없다고 했다. 인천에도 지역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청년들이 곳곳에 있다. 이들의 고민은 정작 경제활동을 타 지역에서 하다 보니 지속적인 참여가 힘들다는 점이다. 서울에서 퇴근하고 돌아왔을 때는 이미 늦어 지역 현안을 논할 생각조차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물리적인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어렵지만 내년에는 같은 생각을 가진 청년들과 ‘인천에서 살 방법’을 구체화해 보기로 했다. 1월부터 스터디 모임과 청년정책이 여문 타 지역과의 교류 등을 지속할 계획이다.

홍 씨는 "청년이 중·장년층으로 바르게 성장하지 못하면 지역의 미래도 없을 것이다"라며 "인천을 위해 청년에 대한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이라고 진단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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