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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균형감각과 순발력이 비교적 떨어지는 노인들에게 낙상 사고는 큰 부상을 입을 우려가 크다. <김태형 인턴기자>
인천시 남구 숭의동에 거주하는 김모(77·여) 씨는 최근 횡단보도를 건너다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 얼어붙은 노면을 미처 보지 못하고 발을 내딛었다가 넘어져 좌측 이마가 찢어지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김 씨는 4년 전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데다 골다공증 증세도 있어 자칫하면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했다. 다행히 넘어진 김 씨를 부축해준 시민이 있어 2차 낙상은 피할 수 있었다.

최근 내린 눈이 그대로 얼어붙어 노인들의 빙판길 낙상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눈이 내린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그늘진 곳은 눈이 녹지 않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낙상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특히 균형 감각과 순발력이 비교적 떨어지는 노인들에게 낙상사고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24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폭설이 내린 지난 17∼20일까지 4일 간 접수된 낙상 사고는 총 33건이다. 이 중 60대 이상 낙상사고는 절반에 가까운 15건, 50대는 6건, 40대 이하는 12건 등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특히 노인들의 겨울철 낙상사고는 심한 타박상이나 골절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가천대 길병원 장재호(응급의학과) 교수는 "눈이 내리면 결빙으로 눈길에 미끄러져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급증하는데, 뼈가 약한 노인들은 작은 충격에도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추운 날씨로 근육이나 관절이 굳고 혈액순환이 느려지는 등 노인층의 뇌혈관질환 발생이 집중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겨울철 낙상사고를 예방하려면 길을 걸을 때 손을 주머니에 넣지 않는 것이 좋다. 균형을 잃고 넘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슬리퍼나 굽 있는 신발은 피하고, 빙판 길에서는 보폭을 줄여야 한다. 평소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장 교수는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 바닥이 넓은 운동화나 등산화를 착용하고 평소보다 걷는 속도와 보폭을 줄이는 것이 낙상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노인은 지팡이 등 보조기구를 사용하고, 특히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반드시 난간을 잡고 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형 인턴기자 kt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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