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22일 모 방송사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 남 지사가 제기한 ‘광역서울도’ 논란 등 각종 현안에 대해서 맞토론을 벌였다. 둘은 지난 19일에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동반 출연해 ‘경기도의 광역버스 준공영제’ 등을 놓고 충돌한 바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렇게 둘이서만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식의 정치놀음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선거의 공정성’과 ‘지방자치의 훼손’이라는 심각한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책임의 7할 이상은 이슈를 만들어 내는 남경필 지사 측에 더 있다. 굳이 꺼낼 필요가 없는 주장들을 쏟아내며 도민의 관심을 받으려는 소위 노이즈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처럼 보인다. 여당도, 제1야당도 아닌 소수당 소속으로 전락한 처지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과 각을 세우는 가장 유력한 후보자와 양강구도를 만들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불공정한 게임을 하게 되면 나머지 후보들은 자신들에 대한 홍보 기회를 시작단계에서부터 박탈당할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의 훼손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이미 남 지사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도 도정과 무관한 ‘모병제 및 행정수도 이전’ 카드를 꺼내든 바 있다. 그리고선 아무런 제지 없이 (혈세로) 도지사직을 계속 유지한 채 대선용 홍보를 가장 오랫동안 해대면서 당의 후보자 경선까지 참여했다. 이번에는 도지사 재선을 목표로 또 그런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청년연금 1억 원 만들기’ 등 진보 진영보다 강력한 포퓰리즘 공약까지 내놓았다. 역대 도지사 중에서 도정보다 정치적 활동에 가장 치중한 사람을 꼽자면 아마도 남경필 지사가 아닐까 싶다.

1년 전 본란을 통해 한 해를 잘 마무리하자는 차원에서 ‘경기도지사에게 바란다’는 제목으로 ‘민생·경제와 무관한 정치적 언급은 삼가 달라’고 부탁한 바 있다. 경기도민의 염원을 담아 한 번 더 외쳐본다. "경기도의 미래 성장전략에 대해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까", "이제 진영과 정략에 기댄 의미 없는 논쟁은 그만 두고, 경기도의 미래를 놓고 진지하게 고민합시다." 참고로 이 말은 남 지사가 지난 9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 시장에게 부탁한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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