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丁酉年)도 얼마 남지 않았다. 거리를 메운 촛불의 파도와 탄핵의 격동으로 역사 속에 영원히 기억될 한 해였다.

경기도민은 희망과 안정, 번영을 위해 힘차게 달려 왔다. 대한민국의 중추적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지로 터전을 닦았다. 올 한 해 이목을 집중시킨 정책이나 사회적 이슈를 들여다 봤다. <편집자 주>

▲ 크레인 사고
#잇딴 도내 크레인 사고 발생

총 10명 사망, 12명 부상. 올해 경기도내에서 발생한 크레인 사고로 숨지고 부상 당한 근로자 숫자다. 지난 5월 22일 남양주 다산신도시에서 발생한 크레인 사고 이후 이달 18일 평택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타워크레인 사고까지 ‘안전불감증’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정부가 최근 이 같은 사고 예방을 위해 관련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를 막는 데 소용이 없었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정부 차원에서 건축업자의 공사비 절감을 위해 무리한 공사를 벌이는 일을 철저히 감시해 공사현장 근로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먼저 챙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수원 군 공항 예비 이전후보지 발표
#수원 군 공항 예비 이전후보지 발표

국방부는 지난 2월 화성시 화옹지구 일대를 수원 군 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발표했다. 수원 군 공항은 1954년부터 60여 년 간 운영되면서 시설 노후화로 최첨단 군사시설 구축 필요성이 대두됐다.

인근 화성 동부권과 서수원 일대의 소음피해도 있다. 수원시는 예비 이전 후보지로 선정된 화성시를 위해 군 공항 부지 개발이익금 5천111억 원을 지원해 생활환경 개선과 소음피해를 방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화성시는 이곳 화옹지구로 군 공항을 이전할 경우 생태계 파괴와 함께 소음피해 우려를 제기하면서 이를 결사 반대하고 나서 ‘민-민 갈등’을 빚고 있다. 수원시는 군 공항이 떠난 부지를 첨단산업과 고품격 생활문화가 결합한 ‘스마트폴리스’ 도시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

지난 10월 21일 용인에서 일가족이 살해를 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는 30대 아들과 며느리였다. 아들 김모(35)씨는 사건 당일 오후 2시에서 오후 5시까지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에서 어머니 A(55)씨와 이복동생(14)을 살해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 8시께 강원 평창군의 한 도로 졸음 쉼터에서 계부(57)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틀 뒤인 지난달 23일 어머니 계좌에서 거액을 인출한 뒤 아내 정모(32·여) 씨와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아내 정 씨는 공범 혐의를 받고 있으나 자진 귀국해 구속 수감됐다. 정 씨는 자신의 공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우리나라 검찰의 범죄인 인도 요구를 받아들인 뉴질랜드 법원으로부터 국내 송환 절차를 밟고 있다.

▲ 경기도청 광교 신청사 착공
# 경기도청 광교 신청사 착공

경기도청 광교 신청사가 지난 7월 착공에 들어갔다. 1995년 ‘경기도종합청사 기본계획’ 수립 이후 22년 만이다. 광교 신청사는 2만6천227㎡ 부지에 연면적 9만9천127㎡(지하주차장 5만1천666㎡ 별도) 규모로 건립된다. 2020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도 본청 건물(22층)과 도의회 건물(12층)로 구성되며, 도청과 도의회 청사는 사람을 상징하는 ‘시옷(ㅅ)자’ 형상으로 배치된다.

신청사를 포함한 11만8천200㎡ 규모의 경기융합타운에는 도교육청과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기도시공사,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대표도서관, 초등학교, 미디어센터, 주상복합건물 등이 입주한다.

▲ 동탄 부영아파트 부실시공
#동탄 부영아파트 부실시공 갈등

최근 입주한 화성 동탄2택지개발지구 23블럭 부영아파트 주민들이 부실시공으로 시름하면서 경기도가 부실시공과의 전쟁에 들어갔다. 동탄의 부영아파트는 세 차례에 걸친 품질검수를 받았지만 지하주차장 누수 등은 조치가 여전히 미진해 지속된 민원이 제기됐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무려 10번 가까이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최고책임자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부영이 건설한 도내 10개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도 특별점검 실시와 영업정지 검토 등 강력 대응을 이어갔다. 부영의 부실시공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화두가 된 것은 물론 아파트 선분양을 제한하는 제도 정비로까지 확산됐다.

▲ 경기꿈의대학
# ‘고교야간자율학습 폐지’ 및 ‘경기꿈의대학’ 시행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전국 최초로 고등학교에서의 ‘야간자율학습’을 공식 폐지했다. 이는 그동안 학생들에게 의무적 참여를 강요하거나 성적 우수자 위주의 심화반 운영 등 비교육적으로 진행된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해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통해 진로를 개척하고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대안으로 도교육청은 지난 4월부터 도내 고등학생이 79개 대학 88개 캠퍼스에서 특별 개설한 강좌를 학생 본인이 직접 선택해 수강하는 ‘경기꿈의대학’을 도입했다. 총 42만 명이 참여했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기 주도적 활동으로 스스로 진로와 적성을 찾고 있다.

▲ 이국종 교수
# ‘이국종 효과’ 중증외상센터 진료체계 개선

올해는 귀순 북한군 장병 치료를 계기로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몸담고 있는 중증외상센터의 열악한 시스템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중증외상센터(이국종 교수)에 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인력 지원을 강화애야 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청원이 등장했고, 28만여 명의 동의를 이끌어 냈다. 이를 바탕으로 복건복지부 내년 예산에 중증외상 의료진 처우개선 등 중증외상전문진료체계 구축에 601억 원이 편성됐다. 당초 예산안보다 201억 원이나 증액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골든 타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중증외상센터가 일차적 외상치료에서만 그치지 않고, 트라우마까지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문제까지 돼 있는지 살펴보라"고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 주한 미군
# 주한 미군 ‘평택 시대’ 개막

주한 미군이 64년 만에 주둔지를 서울 용산에서 평택으로 옮기면서 ‘평택 시대’를 열었다. 지난 7월 주한 미군의 육군 전력을 지휘하는 미8군사령부가 평택기지(캠프 험프리스) 청사를 개관해 2003년 첫 발을 뗀 주한미군 기지 이전사업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미8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은 한미 합의로 진행 중인 주한 미군 이전·재배치 사업의 일부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미군 기지를 ‘평택-오산 중부권’과 ‘대구-왜관(칠곡)-김천 남부권’ 등 2개 권역으로 통폐합해 안정적 주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다. 당초 2008년 완료를 목표로 추진됐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계속 늦춰졌다. 총 1천467만7천㎡ 규모의 평택 미군기지는 내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 광역버스 준공영제
# 광역버스 준공영제 도입 발판 마련

지난 7월 경부고속도로에서 오산교통 소속 광역급행버스가 졸음운전으로 앞서가던 승용차를 추돌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해 졸음운전을 유발하는 도내 버스운수종사자들의 열악한 근로환경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경기도가 추진하는 ‘광역버스 준공영제’ 도입도 탄력을 받게 됐다. 경기도의회 동의가 미뤄졌던 도내 시·군과의 협약 체결안이 지난달에 처리됐고, 이달에는 참여 시·군과의 서면 협약 체결, 관련 예산 편성 및 조례 제정 등의 절차가 이뤄져 3월 시행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다만, 도의 추진 방식에 반발한 도내 일부 시·군의 불참으로 광역버스 준공영제 동참 시·군은 당초 22곳에서 14곳으로 줄었다.

▲ 의정부경전철 파산
# 의정부경전철 결국 파산

개통 이후 수천억 원의 적자를 면치 못하던 의정부경전철이 지난 5월 26일 결국 파산했다. 경전철 사업자가 3천600억 원대 누적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지난 1월 서울회생법원에 파산을 신청한지 4개월여 만이었다. 의정부경전철은 2012년 7월 개통된 뒤 승객 수가 협약 수요의 30% 수준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개통 당시 협약 수요는 일 평균 9만8천 명이었지만 1만5천 명에 불과했다. 수도권 환승할인과 경로 무임승차 등을 시행했는데도 지난해에는 3만5천 명에 그쳤다. 기존 사업자는 파산 후 투자금 일부인 2천148억 원을 지급하라고 의정부시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8월 22일 의정부시장을 상대로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시는 향후 경전철 운영을 위해 새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결정해 내년 2월께 사업자를 모집하는 투자제안서를 공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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