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채납 여부가 최종 결정되지 않은 ‘아트센터 인천’이 개관한다는 소식이 희한한 방식으로 공개됐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공식적 루트인 공보과를 거치지 않고 개인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것이다.

김진용 인천경제청 청장은 지난 23일 오후 ‘성탄 선물, 아트센터’라는 제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실었다.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가 아트센터의 사용승인신청서를 경제청에 접수한 다음 날의 일이다. 김 청장은 "조만간에 사용허가를 내보낼 것"이라며 "본 사업을 둘러싼 얽히고 설킨 사연을 뒤로 하고 드디어 개관이다"라고 했다.

김 청장은 "기대가 클 것이다, 보시라, 우리나라 최고의 콘서트 홀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청장의 이 같은 ‘치적 홍보’ 이면의 아트센터 문제는 한 둘이 아니다. NSIC와 포스코건설 간 아트센터 기부채납을 위한 선결조건 등이 해소돼 내년 상반기께 개관이 가능하더라도 첫 클래식 공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인천경제청이 특별회계를 통해 연간 63억여 원을 쏟아 부어 아트센터를 직접 운영해야 하지만 주인 (NSIC)이 아트센터를 순순히 내 줄지는 안갯속이다. 7천억 원 적자에 시달리는 NSIC가 아트센터 기부채납을 이사회로부터 승인 받으려면 포스코건설과 미정산된 아트센터 잔여이익금 550억 원 및 예술장식품 설치비용 1억9천만 원 등의 돈이 NSIC로 먼저 환수돼야 한다. 여기에 이번 준공 승인을 위해 포스코건설이 NSIC에 제공하기로 ‘확약’한 아트센터 설계(변경) 도면과 실제 시공 내용이 검증되는 절차도 NSIC에 의해 진행될 예정이어서 시공비 문제가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아트센터 개관을 위해 꾸려진 운영준비단은 첫 공연 일정이나 프로그램 등을 일체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공연 개막을 위해서는 최소 22명의 전문인력이 필요하지만 확보한 인력도 14명에 불과하다. 예술의 전당 등 클래식 공연장이 갖는 만성 적자 문제도 뚜렷한 대안이 없다. 아트센트의 연간 적자는 34억 원으로 추산된 바 있다. 아트센터의 한 관계자는 "경제청의 지속적인 요구에 준공 절차를 일단 진행하지만 나머지 문제는 태산"이라고 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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