龍頭蛇尾(용두사미)/龍용 룡/頭머리 두/蛇뱀 사/尾꼬리 미

육주(陸州)에 세워진 용흥사(龍興寺)에는 명승 진존숙(陳尊宿)이 있었다. 하루는 한 낯선 승이 이 절을 찾았다. 진존숙이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승은 갑자기 ‘으악’라며 소리를 질렀다.

진존숙은 "허허, 한 차례 큰 소리로 꾸지람을 들었군." 그리고 그 승을 유심히 뜯어보았다. 진존숙은 그가 정말로 오랜 기간 수행을 하여 도를 터득한 승려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 승에게 말했다.

"닮은 데는 있지만, 그것이 옳은 것은 아직 아니다. 용두사미(龍頭蛇尾)인 것 같군."

이것은 그 승이 용의 흉내를 내고 있긴 하지만 뱀인 것 같다는 말로, 그 실체는 보잘 것 없음을 지적한 것이다. 진존숙은 이어 물었다.

"당신은 지금 ‘으악’, ‘으악’하고 허세를 부리고 있군. 세번 네번 그렇게 한 다음에는 이 문답을 어떻게 수용하려고 하는가?"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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