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안전불감증이 극에 달한 지는 이미 오래다. 겨울철인데다가 건조한 날씨로 인해 화재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어느 때보다 화재 위험이 높은 시기다. 단 하루도 화재사고가 보도되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다. 며칠 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 이후로도 크고 작은 화재가 잇따르고 있어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요청되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수원시 광교신도시 한복판에 위치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불이 나 작업 중이던 근로자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여전히 화재 취약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시장과 주택가 등 다중집합 장소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차 진입을 가로막는 불법주차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차가 골든타임 내에 출동을 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화재 현장에 도착을 했어도 주변에 마구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진화에 애를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과는 참혹한 피해다.

 게다가 최근 급격히 추워진 날씨로 난방기구 사용이 늘면서 화재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침구류와 전기 난방 기구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화재 위험은 더욱 크다는 것이 소방당국의 경고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전기매트나 전기장판 등을 침구류와 함께 사용하다 불이 난 경우가 16건에 달한다. 소방당국은 전기장판 등 겨울철 난방기구 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겠다.

 그러잖아도 우리는 ‘교통사고 왕국’, ‘산재 왕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그때뿐이다. 언제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다. 외양간이라도 고쳐야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곧 쉽게 사고의 원인을 망각하곤 하는 우리다.

 주춧돌이 촉촉히 젖으면 비가 내릴 징조이니 우산을 준비하라(礎潤張傘)했다. 본란에서도 누차 강조한 말이지만 사고는 갑자기 발생하지 않는다. 일어나기 전에 반드시 일정한 조짐을 보이게 된다.

 연말이다.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하면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게 된다. 안전의 생활화로 각종 재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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