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치러질 인천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 진영이 혼전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단체가 새롭게 등장한데다 후보들도 보수 보다는 중도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단일화 가능성이 점점 멀어지는 모양새다.

26일 현재 보수 진영의 단일화를 추진했던 ‘바른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단(추진단)’은 후보자를 고승의 전 시교육청 행정국장과 윤석진 전 인천교총 회장 등 2명으로 압축했다. 추진단은 26일 경선관련 회의를 열고 두 후보 간 합의를 통한 단일화를 위해 30일까지 시간을 부여했다. 이를 통해서도 단일화가 안 되면 내년 1월 말 경선투표로 최종 1명을 단일후보로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인천지역 종교단체 대표들이 중심이 된 ‘(가칭) 좋은 교육감후보추대위원회(위원회)’가 새롭게 구성되면서 혼선을 빚고 있다. 이들은 보수 진영 후보를 규합할 태세다. 최근 모임을 가진 위원회는 추진단의 보수 단일화 과정이 잘못됐다며 인천교육을 바로잡을 뜻을 가진 후보를 모집해 단일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보수 후보들의 단일화가 혼전 속으로 빠져 드는 사이 새로운 그룹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청연 전 교육감 구속 후 교육감권한대행으로 인천교육을 1년 가까이 이끌어 온 박융수 부교육감이 중간지대로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출마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으나 출마를 실행할 경우 교육감선거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평가다. 박 부교육감은 이 전 교육감 구속 후 흔들릴 수 있는 인천교육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는 출마 여부 결정보다 인천교육가족의 평가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박 교육감이 출마 의사를 밝히면 분열 자충수를 두고 있는 보수 진영 쪽이 아니라 진보와 보수의 중간지대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간지대에는 추진단에서 배제된 인사들도 가세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룰에 의해 단일화에 성공하면 내년 교육감 선거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게 교육계의 판단이다.

인천교육계 한 관계자는 "인천에서 진보 측은 이 전 교육감 영향으로, 보수 측은 분열 등으로 시대정신을 담아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간지대 후보는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모양새로 시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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