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가 가고 있다. 가정마다 직장마다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걸고 있다. 시민들은 다가오는 신년에 대한 설계보다는 지나간 한 해 동안 우울했던 일, 참담했던 사고 등을 떠올리며 다시는 이러한 사건사고들이 없어야 한다고 다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곧 잊혀지곤 하는 우리 사회다. 누차 잘못된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선언하지만 언제나 사후약방문이다.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았던 올 한 해였다. 새해에는 사고 없는 안전사회 구축에 모두가 나서야 하겠다.

 연말을 맞아 전반적인 들뜬 분위기와는 달리 직장인들은 연말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는 씁쓸한 소식이다. 직장인들이 건강해야 각 시민가정이 행복하고 우리 사회의 앞날도 밝다. 보도에 따르면 직장인 1천61명을 대상으로 ‘연말’과 관련된 조사에서 응답자의 87.2%가 ‘연말이 되면 평소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원인을 묻는 질문에는 33.6%가 ‘한 해 동안 성취한 것이 없다는 것에 대한 허무감’을 꼽았다. 누구나 나이는 먹는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에 대한 압박감’이라는 대답도 22.6%에 달했다. 잦은 술자리 모임과 들뜬 분위기 속에서 상대적인 소외감과 박탈감이라는 답변도 각각 13.2%와 12.2%로 나왔다.

 그러잖아도 복잡다기한 오늘날의 사회다. 주변 상황 모두가 직장인들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온 다는 얘기다.

 새해에는 이 같은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야 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조사결과 나타난 대로 내년에도 여전히 ‘무력감과 우울감(27.6%)’, ‘과도한 피로감(19.5%)’에 쌓여 지낼 것이다.

 이룬 것이 없는 한 해가 아니다. 모두가 열심히 살아왔다. 치열하게 살아 온 삶 자체가 이룬 것이다. 결코 자학하거나 실의에 빠지지 말아야 하겠다. 내년에는 수출 호조와 투자 확대가 소득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경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사람이 꾸는 꿈은 꿈에 지나지 않지만 모두가 꾸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말도 있다. 이제부터는 희망만을 이야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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