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13 지방선거는 여야 정치권의 사활을 건 승부가 예상된다. 10년 만의 정권교체로 여야 간 공수가 바뀐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라 양측 모두에게 의미가 크다.

여당이 승리한다면 문재인 정부의 국정 개혁에 속도가 붙을 것이다. 물론 향후 총선과 대선에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야당이 승리한다면 정치적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인천에 정치권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금까지의 정당 구성을 봤을 때 다자 구도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분열에 이어 정의당까지 더해져 5개 당 중심의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앙 정치권의 흐름이 예측 불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얘기가 계속 흘러 나오고 있다. 여기에 양 당의 통합 이후 행보도 거론된다.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통한 범보수의 세 규합이다.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이 촉각을 세우는 부분이다. 이럴 경우 6·13 지방선거는 민주당과 한국당 간의 ‘양당 체제’에서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출마예정자들의 ‘셈법’이 복잡해 질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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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자유한국당 소속 유정복(61) 시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미영(63) 부평구청장이 스타트를 끊었다. 홍 청장은 지난해 12월 가장 먼저 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남춘(60) 국회의원과 김교흥(58) 국회 사무총장, 윤관석(58) 국회의원 등이 유력 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소속 문병호(59) 전 국회의원도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바른정당 소속 이학재(54) 국회의원, 정의당 소속 김응호(46) 인천시당 위원장 등도 시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여당 후보군 중 남동갑을 지역구로 한 박남춘 국회의원은 현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이다. 재선 의원인 그는 해양수산부 기획예산담당관과 국립해양조사원 원장을 거쳐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인사수석비서관 등을 지냈다.

김교흥 사무총장은 17대 국회의원(서강화갑)과 민주당 수석사무부총장, 인천시 정무부시장, 국회의장 비서실장 등을 거쳤다.

인천 최초의 재선 여성구청장인 홍미영 청장은 초대 부평구의원을 시작으로 인천시의원(부평2), 17대 국회의원(비례) 등을 지냈고, 현재 지속가능발전 지방정부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재선(19·20대, 남동을) 국회의원인 윤관석 의원은 인천시 대변인과 새정치민주연합 수석사무부총장,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을 거쳐 현재 민생상황실 실장을 맡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유정복 현 시장의 재도전이 확실시되고 있다. 인천시장을 지낸 안상수(중동강화옹진) 국회의원과 윤상현(남을) 국회의원도 시장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실제 출마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문병호 전 국회의원은 부평갑을 지역구로 17·19대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을 거쳐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뒤 현재 국가대개혁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있다.

이학재 국회의원은 재선 서구 구청장이자, 3선 의원으로 18·19대 의원(서강화갑)에 이어 20대 의원(서갑)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새누리당에서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김응호 시당위원장은 부평구지역위원장 출신으로 미군기지 반환 인천시민회의 공동대표와 내가 살고 싶은 부평네트워크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들 여야 후보군의 민심 ‘살펴보기’와 ‘사로잡기’ 광폭 행보는 이미 선거 1년 전인 지난해 추석 연휴 전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자신의 지역구와 정치기반 지역을 중심으로 전통시장과 유동인구가 많은 전철역, 터미널 뿐만 아니라 소방서, 파출소, 주민센터 등의 관공서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등을 두루 다니며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이슈 선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여야 시장 후보군들은 유정복 시장의 최대 성과로 꼽히는 재정 건전화에 문제점을 제기했고, 임기 말 언론인 출신 인사 대거 기용에 대해 지적했다. 여기에 검단스마트시티 무산과 송도 6·8공구를 둘러싼 특혜 비리 의혹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명분 없는 후보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정당 지지율이 50% 안팎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라 이번 선거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섣부른 후보 단일화가 지지자들에게 실망감만 안길 수 있다며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세월호 여파로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이 크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기대에 못 미친 결과가 나왔다. 당시 송영길 인천시장은 현역 프리미엄까지 더해졌음에도 유정복 현 시장에게 패했다. 지역 10개 군구에서도 새누리당 후보 7명과 무소속 후보 1명까지 보수성향 후보들이 압승했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 전 대표가 완주를 했던 만큼 수도권 광역단체장에 후보를 내고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각각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연대·통합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두 당이 합치면 정당 지지율이 2위로 오른다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했지만 통합 논의에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이처럼 인천시장 선거는 현재까지 다자 구도 형성 가능성이 큰 가운데 향후 여야의 이합집산에 따른 양자구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정당들의 셈법에 따라 선거판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조현경·이창호·홍봄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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