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탁은 폭군 기질도 있었지만 나름 치밀한 면도 많았다. 처음 낙양에 진입했을 때 휘하의 병사들을 빙빙 돌려 수효가 많게 보이는 꾀를 냈고, 여포를 유인할 때는 적토마와 금은보화는 물론 후계자로 세우겠다는 약속을 해서 성공시켰다. 그가 무능한 황제를 폐하고 새 황제를 옹립하고자 할 때였다. 그는 자신을 과시하면서 반대파에게 소리쳤다. "나를 따르는 자는 살고 나와 맞서는 자는 죽는다." 무모한 지도자의 전형적 모습이 역력하다. 한편으로는 어지러운 세상에서 박력 있게 보이려는 허세로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주 제1야당의 여성 최고위원 하나가 비슷한 말을 하면서 "대표를 따라 하다 보니 자신의 본 모습을 잃고 막말을 하고 거친 행동을 보였다. 죄송하다"고 했다. 정치적 언사라는 느낌이 들지만 치밀한 계산이 없을 리 없다. 그것은 바로 동탁의 허세와 맥이 통한다. 우쭐대서 큰소리치거나 동정을 구하느라 겸손하게 사과하거나 모두가 오십보백보다.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될 모습일 것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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