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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환 자유한국당 중앙연수원 부원장
세계 각국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에 직면해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최근에 회자되는 화두(話頭)가 ‘변화(變化)와 혁신(革新)’인 것을 보면 ‘바뀌어야 살아 남는다’고 할 정도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혁신과 사회변화 속에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한다. 즉, ICT와 제조업의 융합의 시대다. 뒤처지지 않고 도태되지 않으려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응하고 변해야 할지가 과제다.

 우리가 사는 도시도 마찬가지다. 역사적으로 도시는 번성하는가 하면 쇠퇴하는 흥망성쇠의 과정을 겪어 왔다. 4대문명 발상지의 도시 이후 군사도시, 항구도시, 산업도시, 문화관광도시 등으로 변화를 거듭해 왔다.

 미국만 하더라도 오대호 주변 북동부지역의 시카고, 디트로이트, 버팔로 등 스노벨트로 철광석과 석탄이 풍부해 공업이 발달된 도시지역이었다. 그런데 석유의 등장으로 지금은 쇠퇴하고 석유 매장량이 많은 동남부의 공업지역인 애틀란타, 올랜드, 휴스턴, 피닉스, 샌디에이고, 로스엔젤레스 등이 번성했고 첨단산업인 반도체, 항공기, 우주산업, 알루미늄 등이 발달됐다. 시대적 수요와 기술의 변화로 산업과 도시의 발달이 점차 이동 과정을 겪으면서 도시의 성장과 쇠퇴를 거듭해 왔다.

 우리도 그러한 도시변화를 피할 수 없다. 경제개발이 한참인 70∼80년대 각광을 받았던 탄광도시, 공단도시들이 변화를 모색하지 않는 한 쇠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이를 테면 국가공단으로 이름을 떨쳤던 구미공단도 위기에 봉착해 있다.

 지금까지 도시의 성장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도시의 발전을 볼 때 소득과 일자리을 만드는 산업과 미래의 희망을 주는 교육이 주로 성장을 주도해 왔다. 도시마다 특성을 가질 지라도 이 두 가지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주도해 왔음을 부정할 수 없다. 또한 도시에서 살고 있는 시민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도시의 매력과 선호도에 따라 인구가 집중하게 되고 필요로 하는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함으로써 도시는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경쟁력도 확보해 가는 것이다.

 미국 컨설팅업체인 Arcadis가 발표한 지속가능한 도시경쟁력을 가진 도시를 보면 취리히, 싱가포르, 스톡홀름, 비엔나, 런던 등이다. 이러한 도시는 삶의 질, 발전 정도, 지속가능성에서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됐다.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도시가 수용하는 능력을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는 것이다. 도시의 수용능력(Capacity)이 도시의 규모와 경쟁력을 결정한다.

 우리나라 신도시 개발은 당시 주택의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됐다. 일산신도시가 있는 고양시는 도시 자체가 베드타운이라 할 정도로 주택단지 위주로 계획된 도시로 고양군에서 고양시로 승격될 때만 하더라도 인구 24만5천 명의 도시였으나 현재 104만이 넘어서고 있다. 그런데 도시 규모에 비해 도시 수용능력은 여러모로 부족한 실정이다. 베드타운에 걸맞게 주택의 수용 능력은 충분하지만 일자리와 경제소득의 기반이 되는 기업은 도시 규모 수준에 못 미친다. 살기 좋은 경쟁력 있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산업 및 사회기반시설의 확보가 절실하다. 또한 내유동을 비롯한 관산동 등 기반시설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택만 들어서는 난개발의 문제가 도시의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다. 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도시의 거주환경을 제고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시설과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고양시의 미래비전이 될 것이다. 200만 도시 비전은 104만 인구의 도시가 누리는 도시수용 능력을 200만 규모의 인구 수준의 사회기반시설과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도시 기반시설 확충, 일자리와 기업의 유치, 어메니티 확보, 사각지대 없는 복지 등으로 도시의 수용능력을 갖추는 것이 지속가능한 도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임을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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