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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용 검단탑종합병원 감염관리센터 과장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40대 가장 P씨는 새해를 응급실에서 보내야 했다. 아이의 갑작스러운 고열로 병원을 찾은 것이다. 검사결과 인플루엔자(독감) B형 확진을 받았다. 새해를 강원도로 일출여행을 떠나려고 했던 가족의 계획은 보기 좋게 무너져 버렸다.

 P씨뿐 아니다. 병원을 찾은 다른 아이의 부모 K씨는 "지난주 아이가 다니는 반은 방학식전에 이미 절반이 독감으로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고 말한다.

 작년 1월 말에 유행했던 인플루엔자가 요즘은 예년보다 훨씬 더 빠르게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17일부터 23일까지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조사에 의하면 표본감시 의료기간 200곳을 찾은 환자 1천 명당 53.6명이 독감 의심증세를 보였다. 특히 시기적으로는 작년보다 한 달 정도 빠른 발병률이다.

 이처럼 올해 독감이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는 날씨에서 찾을 수 있다. 바이러스는 춥고 건조한 날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게 되는데, 예년에 비해 추운 날씨와 그에 따른 실내 활동이 늘면서 독감이 빠르게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독감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호전되는 감기와는 다르다. 고열, 인후통, 기침 등의 주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착각하기 쉬우나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이 되는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질환이다.

 건강한 사람은 감기처럼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 영유아, 임산부 또는 만성질환자 등의 고위험군은 입원치료가 필요하고, 일부에서는 심각한 합병증인 폐렴 등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독감은 일단 38도 이상의 고열, 오한, 두통, 인후통, 근육통 등이 발생하며, 마른기침, 콧물, 코막힘 등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증상은 감기와 매우 흡사해 오해하기 쉬우니 반드시 병원을 찾아 독감 확진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다.

 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예방접종이다. 예방접종의 시기는 10월에서 12월이 좋다. 백신 접종 후 약 2주가 지나면 항체가 생기고, 6개월 정도 면역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독감은 1월에 최고로 유행하게 되는 만큼 지금도 늦은 것이 아니다. 아직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1월 말을 대비해 서둘러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겠다.

<도움말=검단탑종합병원 감염관리센터 김기용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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