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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 성수의료재단 인천백병원 비뇨의학과 과장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아이들이 겨울방학을 시작할 이맘 때 쯤 이면 외래에서 어린 아들을 가진 엄마들로부터 포경수술은 꼭 해야 하는지, 만약에 수술을 하게 되면 언제 하면 가장 좋은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곤 한다. 흔히 ‘고래를 잡는다’는 포경수술의 명칭은 ‘환상절제술’이며 귀두 주변을 둘러싼 피부조직을 절제해 귀두를 노출시키는 수술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미국이나 한국이나 비뇨기과학회에서 반드시 포경수술을 하라고 권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포경수술을 찬성할 수 있는 이유로는 소아의 요로감염을 예방하고 음경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점, 다소 반론은 있으나 HIV 와 같은 성 매개 전염병의 발생을 줄인다는 보고를 들 수 있다. 한 예로 비교적 포경수술이 보편화된 이스라엘에서는 여성들의 자궁경부암 유병률이 현저히 낮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지역적이나 민족적인 생활환경이나 신체특성과 같은 여러 상황의 특징을 간과했다는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또한 미용적인 면에서도 수술을 선호하는 면도 있다.

 이와 반대로 ‘포경수술이 필요없다’는 주장에는 수술로 현저히 요로감염이나 음경암, 성 매개 전염병을 현저히 줄일 수 없다는 일부 주장과 만 3세 정도 되면 표피의 90% 정도가 손으로 ‘retraction(젖혀짐)’ 된다는 사실, 수술에 따른 합병증(심리적 트라우마 포함), 경제적 비용 등을 들 수 있다.

 주위에서 종종 듣게 되는 수술 후 성감대가 일부 제거되어 추후 성인이 되면 성적장애가 올 수 있다는 말은 이에 대한 장기간 추적연구도 전무하고 의학적 근거도 많이 부족해 보인다. 참고로 미국은 신생아 포경수술이 60% 이상 행해진다. 미국은 그만큼 포경수술에 대해서 관대한 편인데, 논문 등을 읽다 보면 수술하는 것이 아동기 때 포경수술을 하지 않아서 귀두염과 같은 요로감염으로 병원치료 반복하는 것보다는 예방차원의 포경수술을 통해 경제적으로 이익이라는 뉘앙스의 표현이 자주 나온다. 이는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의료비에도 예방적 포경수술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보인다. 앞서 말한 지역적, 민족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포경수술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비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수술비가 저렴한 한국에서는 개인적으로 태어나자마자 포경수술을 하는 것 보다는 성적으로 왕성해지기 전, 그리고 수술통증을 어느 정도 이겨내고 수술에 협조가 가능한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의 연령대가 적기라 생각된다.

 역사적으로도 할례는 종교적 의식으로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행되는 포경수술이 아직도 필요성과 시기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존재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술을 진행하기 전에 수술방법이나 부작용 등을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을 하고 수술대상자인 자녀와 부모가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해당 병원이 포경수술과 관련한 수술 장비와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체계적으로 수술 후 관리가 진행되는 것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성수의료재단 인천백병원 비뇨의학과 김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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