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의 독일계 유대인 청년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는 미국으로 이민 와 뉴욕의 주택을 돌며 직물을 팔았다. 그러다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해 금광 주변에서 천막을 만드는 일을 했다. 어느 날 한 군납 알선 업자가 찾아와 10만여 개 분량의 마차 천막 천을 납품할 수 있도록 주선하겠다고 제안한다. 그는 업자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큰 빚을 내 공장과 직공을 늘리고는 밤낮으로 일해 주문량을 모두 만들어냈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일로 납품할 기회를 잃었다. 파산 직전까지 몰린 그는 주점에 가 술을 마시다 광부들이 테이블에 둘러 앉아 해진 바지를 꿰매고 있는 광경을 목격한다. 그는 순간 번득이는 아이디어 하나를 떠올린다. 곧장 공장으로 달려가 천을 가위로 잘라 질긴 실로 꿰매 바지 한 벌을 만든다. ‘리바이스(Levi’s)’로 불리는 그 청바지의 탄생이다. 이 질긴 바지는 입소문을 타고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간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정부의 명령으로 군에 바지를 공급해 브랜드가 국제적으로 알려졌고, 세계 110개국에 진출한 굴지의 기업이 됐다.

 지난해 수출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는 하지만,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훌쩍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서민들이 직접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겨우 밥만 먹고 산다는 서민들의, 겨우 유지만 한다는 자영업자들의, 살림살이는 늘 똑같다는 노동자들의 자조와 한탄, 볼멘소리가 나온다. 절망도 있다. 지랄 맞게 추운 날씨. 꽁꽁 언 얼음으로 된 차가운 화살촉을 맞고 여기저기 실신한 채 축 늘어져 있다.

 문득 군대에서 졸병 때 만병통치약처럼 읊조리던 금언 한마디가 떠오른다. 거꾸로 매달려도 시간은 간다. 고통 받는 이들에겐 예수님이나 부처님, 알라의 말씀보다 위안을 주는 명언이다.

 누군가 말했다. 매번 기회가 찾아와도 고난을 보고, 낙관론자는 매번 고난이 찾아와도 기회를 본다고 했다. 개떡 같은 세상이지만 희망을 잃지 말고 열심히 살자. 임금님도 할 수 없다는 가난 구제는 나만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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