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00만 명이 넘는 대도시로 성장한 인천시가 대표적인 콘텐츠 하나도 내세우지 못하고 있어 상설 문화관광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일 지역 문화관광 자원과 연계한 2018년 상설 문화관광 프로그램으로 안성 ‘남사당놀이’를 비롯해 수원 ‘화성행궁 상설한마당’, 정선 ‘아리랑극’, 공주 ‘웅진성 수문병 근무교대식’, 대구 ‘옛 골목은 살아 있다’ 등 15건을 선정했다. 하지만 인천은 단 한 건도 이름을 올리지 못해 지역성을 반영한 콘텐츠 개발과 안정적인 공연 공간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주요 관광 거점지에서 열리는 상설 문화관광 프로그램은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관광이 연계된 참여형 관광 프로그램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인천은 2014년부터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비밥’ 공연을 무대에 올린 후 2016년까지 상설 공연 지원 차원에서 해마다 10억여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으나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즐기고 갈 만한 ‘마당’과 ‘콘텐츠’를 지속성 있게 가져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보조를 맞춰야 할 문화행정이 따로 움직인 탓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도 인천을 대표할 만한 고정적인 상설 문화관광 프로그램을 키우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인천시의 정책 부재에 있다. 인천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알릴 대표적 콘텐츠의 발굴보다 조금씩 먹이를 나눠주듯이 하는 단발성 지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선심성 정책으로는 지역 콘텐츠를 만들기 어렵다. 지역 문화계 전문가를 비롯한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 줄 대표 콘텐츠 발굴이 급선무다. 인천은 아름다운 섬과 자연, 근대식 건축물과 한국 유일의 차이나타운, 다양한 역사문화 유적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대표적인 상설 문화공연을 더한다면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이제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호텔을 짓고 대규모 관광지를 만드는 일차원적인 해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의 관건이 될 관광자원 개발을 위해 상설 문화관광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이를 지역의 대표 콘텐츠로 키워내기 위한 인천시와 지역 문화계의 분발을 촉구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