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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세편의 영화로 불멸의 신화가 된 남자가 있다. 청바지와 오토바이, 잔뜩 찌푸린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그를 대표하는 트레이드 마크로 남아있다. 사후 6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청춘의 상징이자 반항아의 아이콘으로 군림하는 배우 제임스 딘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영화 ‘에덴의 동쪽’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그는 ‘이유 없는 반항’으로 청춘의 대명사가 되었고, 유작인 ‘자이언트’를 끝으로 24세에 신화가 됐다. 카레이서로도 활동할 만큼 빠른 속도가 주는 쾌감을 즐겼던 그는 안타깝게도 너무 이른 나이에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전세계인을 열광시킨 그의 스타성 또한 질주하듯 성취되었다. 오늘은 너무 빠른 인기와 너무 빠른 이별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제임스 딘의 이야기를 전하는 영화 ‘라이프’를 소개하려 한다.

 인디애나의 시골마을에서 자란 제임스 딘은 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하다 한 학기 만에 중단한다. 그는 영화를 공부하기보다는 직접 실연하기 위해 할리우드로 뛰어든다. 허나 초창기 그의 스타성을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단역만 전전하던 그는 방송국의 주차요원으로 일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간다. 그런 그가 운명과도 같은 첫 주연 영화 ‘에덴의 동쪽’을 만나게 된다.

 개봉 전, 대중의 반응을 알리 없던 그는 자신 앞에 펼쳐질 미래가 여전히 불안하다. 그런 그를 자신과 닮은 한 남자가 알아본다. 아티스트가 되고자 하는 바람과는 달리 생계를 위해 가십성 사진 촬영으로 살아가는 데니스 스톡은 제임스 딘을 본 순간 그의 순수한 매력을 발견한다. 그리고 유명 잡지인 ‘라이프 매거진’에 무명 배우의 포토 에세이를 무명 작가인 자신의 능력으로 싣고자 하는 포부를 품는다. 허나 그의 믿음과는 달리 제임스 딘은 이 프로젝트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작가가 보여준 인내심과 확신 끝에 배우의 매력과 진심은 프레임에 담긴다. 이후 이 화보는 제임스 딘과 데니스 스톡의 재능을 세상에 알리는 출발점이 된다.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밝으면 으레 그래왔듯이 우리는 새 다짐을 한다. 비록 그 굳센 결심이 오랜 시간 지속되지 않아 매년 같은 계획을 반복한다 할 지라도 말이다. 오늘 소개한 작품 ‘라이프’는 이런 새해 다짐과도 같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에 품은 꿈, 희망, 열정은 알 수 없는 미래에 앞에 불안해지며 때론 흔들리곤 한다. 이때 상대방이 보여주는 믿음은 꿈과 결심을 지속시키는 에너지가 된다.

 제임스 딘은 스스로에게 확신이 있었다기 보다는 그의 가치를 먼저 발견해 주고 믿어 준 작가 데니스 스톡에게서 힘을 얻었다. 마찬가지로 스톡의 확신을 믿은 제임스 딘의 진심이 무모해 보였던 프로젝트를 완성으로 이끌었다. 이처럼 나에 대한 확신은 타인의 격려 속에서 더욱 견고해 진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힘과 위로를 전하는 한 해가 되길 1월 첫 주에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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