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대 교수회가 이사회 퇴진을 요구하며 설치한 천막농성장을 대학 관리과 직원들이 강제로 철거하고 있다.  <평택대 교수회 제공>
▲ 평택대 교수회가 이사회 퇴진을 요구하며 설치한 천막농성장을 대학 관리과 직원들이 강제로 철거하고 있다. <평택대 교수회 제공>
평택대학교 유종근 신임총장이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아 직원들을 동원해 교수회 천막농성장을 강제 철거하는 등 탄압에 나서 교수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4일 평택대학교와 평택대 교수회에 따르면 총무처장 직무대리와 관리과 직원 10여 명은 지난 2일 오후 3시께 이사회와 조기흥 전 명예총장, 유 신임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교수회가 설치한 천막농성장을 강제로 철거했다.

교수회는 지난해 9월 중순부터 ▶성폭행 ▶학사비리 ▶족벌경영 ▶교비횡령 등 의혹을 받고 있는 조 전 명예총장과 측근들로 이뤄진 이사회 퇴진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진행해 왔다. 이들은 학생들과 매주 수요일 촛불문화제도 진행했으나 농성장이 강제로 철거되면서 이를 ‘학내 민주화에 대한 탄압’이라고 규정했다.

천막농성장 철거는 시무식이 열려 교수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전 통보 없이 이뤄졌다. 교수회는 지역 시민단체와 재학생들로부터 물품을 기부받아 설치한 천막농성장을 학교가 불법적으로 훼손하고 철거했다며 재물손괴죄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수회 관계자는 "천막농성장 철거는 단순히 농성장을 없앴다는 것 이상의 의미로, 학내 민주화와 정상화를 원하는 구성원들의 의지를 짓밟은 것과 다름없다"며 "조 전 명예총장과 이사회의 입맛에 맞춰 학내 구성원을 탄압하는 유 신임 총장은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달 11일 유 신임총장은 교수와 학생들이 출근을 저지하며 사퇴를 요구하자 "이사회 선임을 받았으나 누구의 꼭두각시가 아니다"며 "자랑스러운 대학을 만들기 위해 여러분과 손잡고 나갈 테니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평택대 관계자는 "교수회가 불법으로 천막농성장을 설치했으며 자진 철거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유 총장이 농성장 철거를 지시했다"며 "앞서 교수회가 천막농성장을 1년 더 운영하겠다고 알려왔으나 학교 미관상 좋지 않아 불허했음에도 이를 무시해 강제로 철거를 집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평택=홍정기 기자 hjk@kihoilbo.co.kr

임성봉 기자 bo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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