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황금개띠 해로 불리는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동계올림픽, 월드컵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열린다. 새해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각종 신문과 방송 등에서 전한 내용이다. 하지만 나의 관심을 모조리 사로잡은 것은 다름 아닌 올해 공휴일이 28년 만에 가장 많다는 소식이었다. 설 연휴 나흘에, 5월 어린이날이 토요일인데 따른 대체공휴일, 징검다리 연휴인 석가탄신일 등 올해 법정 공휴일이 69일에 달한다고 한다. 주말을 합하면 119일을 쉴 수 있는 것이다.

 기쁨도 잠시 28년 만의 긴 휴일임에도 마음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섰다. 바로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때문이다. 그렇다. 올해는 제7회 전국 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지방선거는 주민들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 의원을 뽑는 선거다. 10년 넘게 기자로 활동하면서 선거가 치러지는 해에는 정신없이 바빴다. 특히 지방선거는 더욱 바빴다. 경기지사 선거부터 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까지….

 사실 모든 선거를 다 챙길 수는 없지만 보통 정당들이 공천 관리를 도당에서 하다 보니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챙겨야 한다. 선거 걱정이 떠오르면서 올해 69일에 달한다는 공휴일 소식은 이미 머릿속을 떠났다. 6월 13일 전까지는 주말은 물론 어린이날, 석가탄신일도 모두 전쟁을 방불케 할 것이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내 삶의 질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위해서는 우선 관심을 이끌어야 한다. 어떤 후보가 지역민과 동행하고 지역의 대변자 역할을 담당할 참일꾼인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 보다 깊은 취재로 정당에 따른 선택이 아닌 인물이나 정책·공약 등을 우선하도록 도와야 한다.

 지방선거는 이미 시작됐다. 올 상반기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부 기자로 한 가지 바람이라면 올해 6월 14일자 1면에 ‘역대 가장 높은 투표율’이란 기사가 실리는 것이다. 유권자들의 관심만이 이를 실현할 수 있다. 선거가 끝나면 바로 월드컵이 시작된다. 14일부터다. 선거가 끝난 뒤 남은 하반기에는 28년 만에 찾아왔다는 공휴일을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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