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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성모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인천시 서구 주민대표
나는 수도권매립지 주민대책위원장, 초대 주민지원협의체 위원장 그리고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매립지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으로서 최근 인천 YMCA, 경실련에서 개최하는 매립지공사 이관 토론회에 참석하려고 했으나 이 토론회가 공사 이관을 반대하는 이들의 불참으로 무산됐다고 한다. 멍석을 깔아놓으니 안 나오겠다고 하고, 정작 국정감사에서는 인천 출신의 국회 환노위원장이 4자 합의 때문에 매립 영구화가 됐다고 하는 지금 상황이 답답해서 이 글을 쓴다. 2015년 6월 28일 환경부장관,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인천시장은 4자 합의를 통해 매립지공사를 인천시로 인수하고 매립면허권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토지에 대한 소유권 전체를 인천시에 양도하기로 했다. 그뿐 아니라 매립지 주변지역 개발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인천도시철도 1호선과 서울도시철도 7호선 연장, 테마파크 조성 등에 적극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또 대체매립지를 조성하는 기간 3-1공구에 쓰레기 매립을 연장하기로 약속했다. 매립지에 관해서 아무 권한도 없는 인천시가 대체 매립 부지를 확보하는 조건으로 매립기간 연장을 해준 것은 매립 종료를 위한 것으로 인천시민의 입장에서 볼 때 본인은 잘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수도권 지역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우리 인천시민은 인천시민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부가 하는 일에 최대한 협조를 했다. 우리 서구 주민은 25년간 쓰레기로 인한 환경 공해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지도 못했으며 보상을 요구한 적도 없다. 다만 환경부가 매립이 완료된 토지에 연간 130만 명의 고용 창출과 3조4천억 원의 경제적 이익을 볼 수 있는 테마파크 조성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 25년간 환경 공해로 고통을 당한 주민들에게 다소나마 위로와 보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4자 합의 내용을 묵시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합의가 이뤄진 지 2년이 넘었는데 아직까지 테마파크가 만들어질 토지 소유권조차 해결되지 않았다. 매립지공사 이관이 안 되니까 토지소유권도 정리가 안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인천시는 매립지공사가 이관되고, 테마파크가 조성될 때까지 3-1공구 공사를 중단시켜야 마땅하다. 그런데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한 채 3-1공구 기반공사는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상황을 보자니 환경부, 서울시가 인천시민을 상대로 꼼수를 부리고 인천시는 멍청하게 당하고 있다는 생각만 든다. 이렇게 다른 기관이 인천시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앞으로 대체매립지를 만들고 매립 종료 하겠다는 4자 협의체 약속을 어떻게 믿을 수 있다는 말인가?

 매립지공사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약 3천400억 원의 적자가 났는데 왜 적자 보는 공사를 인수하느냐는 정치인들이 있다. 내가 매립지공사로부터 받아 본 자료에 의하면 매립지공사는 수천억 원의 적자 운영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부채가 많은 인천시가 적자 공기업을 인수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공공기관 경영공시 자료를 보면 매립지공사는 2016에 189억의 순이익을 냈다. 게다가 4자 합의대로라면 1천650만㎡의 토지가 인천시로 넘어오고 이에 따라 수조 원의 인천시 자산이 늘어난다. 인천시민의 입장에서 공사 이관에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본다.

 또 매립이 끝난 후 30년간 사후관리를 위해서는 국가공사로 남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분들이 있다. 매립지 사후관리를 위해 그동안 폐기물 반입수수료에서 일정 부분 떼어 적립한 돈이 있다. 부족하면 쓰레기를 버린 3개 시도가 공동 부담하면 된다. 지역발전을 위해 정치인들은 물론 시민 모두가, 인천시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 약속은 지켜지지도 않는데 3-1공구 기반공사가 끝나간다. 이 중요한 시기에 인천시민이 똘똘 뭉쳐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를 상대로 싸우지는 못 할망정 정치적 이해관계로 공사 이관에 반대만 해서는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떤 약속이라도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만약에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돌아오는 4월에는 범인천시민이 똘똘 뭉쳐 매립지를 막는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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