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정유년(丁酉年)’이 가고 희망과 행복이 가득한 ‘무술년(戊戌年)’ 새해도 벌써 일주일이 훌쩍 지났다.

매번 느끼지만 세월은 너무 빨리 지나간다. 어떤 이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 "바쁘게 사니까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이다"라고 한다.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너무 바쁘게 살면 잊어버리는 것이 바로 ‘자신의 가치’다. 매년 새해가 되면 한 해 계획을 짜면서 무언가 이루려고 한다. 그것 자체가 자신의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다.

일단 자신의 존재·의미·필요성 등을 충분히 알고 난 후 추진 방향을 잡아야 한다. 자신에게 과한지, 부족한지도 모르고 그냥 무턱대고 계획을 짜면 모두 실패한다.

아마도 자신들의 가치는 무궁무진하고 소중한 것이다. 그에 맞게 새해 설계를 해야 한다.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알고 반영한 새해 설계야말로 진정하고 오래갈 것이다.

자신의 가치가 정말 소중하다는 일화가 생각난다. 어느 대학 교수가 강의 중 갑자기 10만 원짜리 수표를 꺼내 들었다. 학생들에게 "이거 가질 사람 손들어보세요"라고 하자, 강의실에 있던 모든 학생들이 모두 손을 들었다. 이어 그 교수는 갑자기 10만 원짜리 수표를 주먹에 꽉 쥐어서 꾸기더니 다시 물었다. "이거 가질 사람 손들어보세요"라고, 이번에도 모든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교수는 또 그걸 다시 바닥에 던진 후 발로 밟았고, 수표는 꾸겨지고 신발자국이 묻어서 더러워졌다. 교수가 또다시 물었다. "이거 가질 사람?" 학생들은 당연히 다시 손을 들었다. 그 모습을 본 교수가 학생들에게 "꾸겨지고 더러워진 10만 원짜리 수표일지라도, 그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군요"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나’라는 것의 가치도 마찬가지다. 꾸겨지고 더러워진 ‘나’일지라도 그것의 가치는 전과 다르지 않게 소중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새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또 다시금 자신을 채찍질할 것이다. 자신이 부족하고, 하찮아 보일지라도 자신의 가치는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 가치를 알고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잡는다면 그 성과는 배가 될 것이다. 올 새해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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