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태종 `정관정요'의 문답에서 태종이 중신들에게 말했다. “군주인 자는 무엇보다도 우선 백성생활의 안정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백성을 착취하여 사치스런 생활에 탐닉하는 것은 마치 자신의 다리 살을 떼어내어 먹는 것과 같아서 배가 불렀을 때는 몸이 다 망가져버린다. 천하의 안녕을 바란다면 우선 자신의 자세를 바르게 할 필요가 있다. 이제까지 몸은 똑바로 서있는데도 그림자가 비뚤어져 비추거나 군주가 훌륭한 정치를 하는데 백성이 고생한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몸의 파멸을 불러오는 것은 바로 자신의 욕망이 원인이다. 이렇게 되면 중요한 정치에 소홀하게 되고 백성을 괴로움으로 빠지게 할 뿐이다. 게다가 군주가 도리에 맞지 않는 말을 한마디라도 하면 백성의 마음은 산산이 흐트러져서 반란을 꾀하는 자도 나올 것이다. 그러기에 나는 그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최대한 내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려고 노력한다.” 당 태종은 이러한 각오로 정치에 임하여 솔선수범해 스스로의 자세를 바르게 하는데 노력했다. 그러나 어떤 노력이라도 아직 불충분하다는 불안감은 남는 법이다. 어느 때 태종은 측근인 위징에게 “나는 항상 자신의 자세를 바르게 하도록 노력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옛 성인에게는 미치지 못하네. 세상 사람들에게 조롱받으면 어쩔까 하고 신경쓰이네.” 그러자 위징이 이렇게 위로한다. “노나라 애공이 공자를 향해 `세상에는 뭐든 잘 잊어버리는 남자가 있소. 이사갈 때 자신의 처를 두고 갔다고 하오'라고 말했더니 공자는 `아니, 더 심한 사람이 있습니다. 푹군이라 일컬어진 결과 주처럼 부인은 커녕 자신의 몸마저 잊어버리니 말입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이것만 주의하시면 적어도 후세 사람들의 웃음거리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두머리가 솔선수범하여 자신의 자세를 바르게 하는 일은 리더로서의 첫번째 수양이다. 그런데 요즘 국회에서 육두문자를 서슴없이 내뱉는 선량들의 꼴불견을 보노라면 불량도 이만저만 아니다. 잘못을 모르고 행하는 것보다 알고도 행하는 자가 더욱 나쁘다는 걸 모르는가.
(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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