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5 한일 합의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는 사실을 공식 입장으로 선언한 것에 대해 환영하지만 일본 정부의 자발적 조치만을 기대한다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외교적인 문제를 이유로 일본 정부에 대한 법적 책임은 묻지 않은 채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만을 취하겠다는 태도는 수용할 수 없고 2015 한일 합의를 존립 근거로 하는 화해치유재단 또한 즉각 해산돼야 한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시민단체가 10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317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열며 쏟아 낸 강한 울림이다. 이곳에서 1992년 1월 8일 처음 시작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꼭 26주년을 맞은 날이기도 하다.

 참석자들은 최근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 일본 측에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일본 정부가 출연한 10억 엔을 반환하고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하는 등의 조치를 빠르게 취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 것이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진실을 인정하고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진심을 다해 사죄하고, 그것을 교훈으로 삼아 국제사회와 노력하는 것이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라고 생각하며 정부가 피해자를 배제한 채 조건과 조건을 주고받아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난 정부에서 양국 정부가 그런 조건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배제한 가운데 해결을 도모한 자체가 잘못된 방식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일 합의 원천무효를 논거로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 법적 책임을 추구하고 범죄 인정과 공식사죄 및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조치 등의 법적 책임 이행을 요구할 의무가 뚜렷하다.

 더욱이 지난해 12월 27일 외교부 산하 한일 합의 검증 결과 발표로부터 역사가 다시 쓰이고 아직도 위안부 할머니들이 생존해 있을 때, 그분들의 평화와 인권은 물론 역사의 정의를 세우는 차원에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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