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발표된 남북 고위급 회담 공동보도문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자유한국당에서 잇따라 제기됐다.

 한국당 소속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9일 발표된 3개 항의 남북공동보도문 내용 중 일부가 김정은의 신년사와 내용이 흡사한 곳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심 부의장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현장에서 초안 작성의 주도권을 뺏긴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공동보도문이 김정은 신년사를 베꼈다"며 "벌써 김정은의 지시사항을 충실히 받아적는 공동정권이 된 것이냐. 아니면 문구 하나도 새로 작성할 능력이 없는 거냐"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북측에 휘둘렸다는 것이고 모르고 있었다면 더욱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두 의원이 유사하다고 주장한 부분은 공동보도문 가운데 ‘남과 북은 남측지역에서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민족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하였다’는 대목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는 ‘남조선에서 머지않아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로 될 것’이라는 부분이 있다.

 두 의원은 공동보도문의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한반도의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며’라는 부분도 ‘북남 사이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하여’라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 내용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또 남북 간 화해와 단합을 언급한 부분,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를 거론한 대목 등에 있어서도 남북공동보도문과 김 위원장의 신년사가 비슷하다는 게 이들 의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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