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정신건강복지센터가 용인시민의 자살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청년층이 중장년이나 노년층보다 자살을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용인정신센터가 지난해 3~11월 시민 514명을 대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자살의 허용성 지수는 청년층, 남성, 미혼(이혼·사별 포함), 종교가 없을수록 높았다.

센터는 조사 대상자에게 ▶자살은 인간의 권리 ▶자살은 윤리적으로 죄악 ▶사람은 누구나 자살할 가능성이 있다 ▶자살이 유일한 해결책일 수 있다 ▶불치병이라면 자살할 수 있다 등의 7개 문항을 주고 ‘예’라는 답에만 점수(1점)를 매겨 허용성 지수를 산출했다.

조사 결과 청년층이 가장 높은 평균 2.98점이었고 중장년층 2.39점, 노년층 2.30점 순이었다. 국내 자살률이 매년 노년층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는 것과는 반대였다.

센터 관계자는 "실제 자살률과 자살 인식↓의 허용성에는 차이가 있다"며 "자살을 쉽게 생각하는 청년층이 앞으로 중장년층, 노년층으로 이동하면서 자살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에서 남성 평균이 2.87점으로, 여성 2.42점보다 자살의 허용성 지수가 0.45점 높았다.

혼인 상태별로는 미혼이 2.78점으로 기혼 2.28점보다 0.5점 높았다. 종교가 없는 시민이 2.89점, 있는 시민은 2.32점으로 나와 종교 유무에 따라서도 자살 인식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학력별, 소득수준별, 지역별로는 자살 허용성 지수에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조사 대상 표본은 남성 30%·여성 70%, 청년층 34.4%·중장년층 18.6%·노년층 46.9%, 미혼 51%·기혼 49%, 종교 유 60%·무 40% 등이었다.

센터 관계자는 "표본 크기가 용인시민 100만 명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자살 인식의 허용성을 파악하는 데 유의미한 통계"라며 "자살 인식의 허용성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센터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청년층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명지·단국·용인·강남·용인송담·경희대 등 용인지역 6개 대학과 협약을 체결하고 각 대학 학생상담센터를 ‘청년마음센터로’ 지정했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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