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가 죽고, 아들 조비가 대를 이어 위왕(魏王)에 올랐다. 이때 조정대신들은 허명뿐인 한(漢)제국을 대신해 위(魏) 제국을 세워야 한다고 여겼다. 그때 사서오경에 정통하고 강직한 학자로서 「주역」, 「춘추」 등에 주석서를 저술한 왕랑이 헌제에게 나아가 고했다. "자고로 한 번 흥하면 필히 무너지기 마련이고, 융성하면 반드시 쇠락하는 게 천하의 이치입니다. 이제 한실의 운이 다했으니 물러나는 것이 당연합니다. 미루면 사단이 벌어지지요."

 헌제는 울면서 제위를 넘겨주니 조비가 마침내 위제국의 황제가 됐다. 왕조 교체의 역사에서 이런 장면은 몇 안 된다. 쿠데타가 일어나거나 신흥 세력가나 외적이 군주를 몰아내고 제위에 오른다. 이 모든 것이 같은 이치다. 영원히 유지되는 권세는 없다. 오늘날도 마찬가지. 한 번 권력을 쥐고 정상에 올랐으면 반드시 하산하듯 내려가야 한다. 몸부림치고 어깃장을 놓는다고 지속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삼국지리더십 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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