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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범석 인천시 서구청장
2년 여의 준비 끝에 인천시 내 자치구 중에서는 두 번째로 서구문화재단이 오늘 출범했다. 준비 단계부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국가 문화정책의 흐름 중 하나가 생활문화 강화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시민 및 지역의 요구와 특성에 맞는 사업의 발굴과 지원, 집행을 맡아 줄 전문성과 다양성을 갖춘 문화재단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믿음으로 추진한 결과이다.

 그동안 서구는 구청 문화복지국 내 문화관광체육과 문화예술팀에서 관련 업무를 처리해 왔다. 팀장과 7명의 직원이 문화예술 업무 전체를 완벽하게 수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부여된 업무 이외에 새로운 사업의 발굴이나 업무수행의 질적인 측면까지 감안한다면 그 평가는 더 낮을 가능성도 있었다. 같은 업무를 대행하는 서구 시설관리공단도 서구문화회관을 비롯한 공연장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공연장 내의 기획공연이나 기타 문화예술 공연 기획과 집행을 책임져 왔지만 공연 등의 내용과 질을 결정하는 프로그래밍이나 코디네이팅 측면에서는 최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관과 예술계를 연결하는 소통과 교류 차원에서 보더라도 소수의 직원들이 문화예술인들과 폭넓게 소통하고 그들의 요구와 의견을 다 받아들이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특히 생활문화의 확장 측면에서 보면 정제되지 않았거나 미숙한 수준의 공연을 형식과 내용 면에서 잘 정리하고 체계화시켜 공공에게 선보일 수 있는 공연이나 작품으로 만들어 내기 위한 전문가들의 지원과 협력은 더욱더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이기도 하다.

 현재 서구 문화재단은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실무를 맡을 직원 선발을 마무리했다.

 이미 많은 자치단체가 문화재단을 운영 중이지만 서구문화재단은 광역 단위든 기초 단위든 타 문화재단들과는 다른 역할과 사명을 가지고 있음을 잘 인식하고 있고 여건과 상황이 다른 만큼 다른 길을 갈 것이다.

 거대한 공연장 관리 운영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는 문화재단도 아니고 많은 재원을 바탕으로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주업무로 하는 기관과도 다르다.

 문화재단으로서의 기본적인 사명과 별개로 서구문화재단을 통해 우리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과과정 이전 단계의 문화예술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소리와 색으로부터 출발한 문화예술 교육이야말로 삶의 질을 깊게 만들어 줄 가장 중요한 자산이며 동시에 고도로 디지털화된 세상, 거기에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등과 같이 살아가야 할 세대의 아이들에게 문화와 예술 그리고 인문학을 기반으로 감성을 키워 주는 것이야말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위대함을 유지시켜 줄 기본이라는 생각에서이다.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형태의 공연을 접하게 함으로써 감성과 공연예술에 대한 예절을 배워나가는 것, 체험을 통해 원초적 감성을 체화하는 것 역시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들이다.

 지역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 생활예술을 확산시키고 체계화시키는 임무 외에도 서구문화재단은 문화예술의 관점에서 통찰한 도시와 문화예술적 관점에서 예측한 도시의 미래를 도시재생에 반영하고 싶은 그 본산을 서구문화재단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도 있다.

 도시는 콘크리트의 집합체가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기 때문에 도시의 미래에는 토목이나 건축 등을 전공한 엔지니어뿐 아니라 복지전문가와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문화적 관점에서의 도시재생에 대한 역할을 우리 서구문화재단에서 맡아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싶다.

 욕심은 많고 발걸음은 서툴 수 있다고 본다. 과도한 기대가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이제 막 걸음을 떼는 서구문화재단에 따뜻한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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