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로 가는 버스가 전무하다는 지적에 따라 시가 다음 달부터 3개 노선을 추가하면서 비용 분담을 공사 측에 요구했지만 난색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2월 중 203번(12대)·307번(9대) 버스 종점을 제1여객터미널(T1)에서 T2로 변경하고 6100번(4대) 버스 노선을 T1을 거쳐 T2까지 연장한다고 16일 밝혔다.

T2 개장과 영종도 인구 증가에 대비해 순환마을버스 598번 10대를 신설한다. 올해 상반기 2층 버스 6대를 도입하고 시내에서 T2까지 운송하는 사업자를 추가 공모할 계획이다.

내년에 3∼4개 노선, 버스 20여 대도 확대한다. 하지만 비용 부담이 걸림돌이다. 준공영제로 운영하는 인천버스는 T2 개항에 따라 노선 신설·변경에 부담이 따른다. 이 때문에 시는 공사의 재정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해 8월·12월 두 차례 공사를 방문해 ‘시내버스 신규 운행에 필요한 T2 충전소 설치와 T2행 버스 운영비 분담 지원을 요청했다. 버스 1대당 연간 운영비 지원금 5천500만 원을 감안해 공사가 연간 5억5천만 원(내년 20대 신설 예정)을 지원해주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공항공사는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시내버스 운행은 공사와 무관한 지자체 업무로 공사에서 비용을 보전하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며 "설령 보전하더라도 타 시·도 하루 약 2천600편의 비용 보전 요구를 들어줘야 해 불가하다"고 거절했다.

시는 공항공사가 T2 개항으로 수익을 창출하지만 교통유발 원인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나 몰라’한다고 비판한다.

시 관계자는 "T2까지 버스를 연장하면 8~13분인 배차간격이 11~17분으로 벌어져 대혼란이 발생한다"며 "준공영제 시 재정지원금이 연간 약 1천억 원에 달해 시민 혈세만으로 T2까지 버스 증차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 영종도발전협의회는 공사 앞에서 ‘공항 상주직원 출·퇴근 셔틀버스 상시 운영, 지역발전기금 조성, 지역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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