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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지역 일선 소방대원들이 화재가 아닌 과도한 행정 업무와 싸우고 있다.지난해 12월 21일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후 복합건축물과 유사건축물 등에 대한 특별조사가 연이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사진제공=인천 소방본부>
인천지역 일선 소방대원들이 소방 및 구조 등의 본업이 아닌 잡일과 싸우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이후 쉴 틈 없이 쏟아지는 각종 조사활동으로 이중고를 겪기 때문이다.

16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제천 화재 이후 일선 소방관서에 시달된 조사는 ‘복합건축물 긴급 소방특별조사’, ‘취약 다중이용시설 현장예찰 및 특별단속’, ‘제천화재관련 유사건축물 전수 실태조사’ 등 총 3건이다. 여기에 복합건축물 1만5천263개의 실태조사 후 취약시설에 대한 소방특별조사도 예정돼 있다.

일상적인 소방 및 구조업무 이외에 이들 조사활동 역시 소방관들이 해야 할 업무다. 주요 임무인 소방 및 구조활동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잡일에 시간을 투여하고 있다.

실제로 남구에 위치한 한 119안전센터는 지역 내 1천73개소의 건물을 현장인원 34명이 2인 1조로 조사 하고 있다. 같은 지역의 또 다른 안전센터도 복합건축물 500여 곳을 9명의 현장인원이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하루 2시간씩 12일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화재나 구급요청이 들어오면 실태조사 현장에서 사고현장으로 달려간다. 이들이 이용하는 관용차에 방화복 등이 실려 있는 이유다. 언제든 화재현장으로 출동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골든타임은 화재 진압을 위해 화재 또는 사고 발생 시 화재진압 및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생명을 건질 수 있는 ‘5분’의 시간을 뜻한다. 5분이 지나면 화재의 연소 확산속도 및 피해 면적이 급격히 증가해 구조대원의 진입이 어려워진다. 호흡곤란을 겪는 응급환자는 5분이 지나면 뇌 손상이 시작돼 신속한 출동과 구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럼에도 일반 행정요원뿐 아니라 화재진압과 구조 활동에 나서는 소방인력까지 현장조사에 동원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화재 예방을 위해 일선 인력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화재 진압과 행정 활동을 병행하는 데 있어 다소 무리가 따르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선 소방인력 확충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김태형 기자 kt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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