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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最多)와 최장(最長)이라는 수식어로도 부족한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이 있다. 이들은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많은 앨범을 판매한 그룹이자, 최다 빌보드 차트 1위곡을 보유한 동시에 최장기간 1위를 달성한 아티스트로 기록돼 있다. 차트 1위를 점령한 기간을 합산하면 무려 2년 2개월, 113주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들은 또한 최단기간 최다판매의 위업도 이뤄냈는데, 앨범이 발매된 첫 한달 동안 무려 1350만 장을 판매할 만큼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의 보유하고 있다. 사실 그 어떤 수식어보다 이들의 전설을 각인시키는 한 마디는 ‘비틀즈’ 그것으로 충분하다.

 "팝 음악의 역사는 이들의 등장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처럼 비틀즈는 음악성과 대중성, 양쪽 모두에서 기념비적인 성취를 이뤄낸 아티스트이다. 오늘은 전설이 된 그룹 비틀즈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을 소개하려 한다. 멤버 전원이 첫 연기에 도전한 영화 ‘하드 데이즈 나이트(A Hard Day’s Night)’는 영화적으로도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영화 ‘하드 데이즈 나이트’는 1964년 발매한 이들의 동명 앨범 수록곡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음악영화로 비틀즈가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나게 되는 미국에서의 성공 초기와 그 맥을 함께한다. 소위 ‘브리티쉬 인베이전’이라 명명될 만큼 엄청난 파급력으로 미국시장을 점령하게 된 이들은 하루아침에 슈퍼스타가 된다. 영국으로 돌아온 비틀즈는 수많은 팬들을 뒤로하고 인터뷰와 음악방송 녹화 등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장난끼 가득한 이십대 초반인 이들은 한시를 가만히 있지 못한다. 대기실에서 조용히 순서를 기다려주길 원하는 매니저의 바람과는 달리 멤버들은 이미 방송국 밖에서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20분 앞으로 다가온 공연시간, 과연 이들은 차질 없이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

 영화는 스타덤에 오른 비틀즈의 바쁜 하루를 픽션과 다큐멘터리를 혼용한 모큐멘터리 방식으로 흥미롭게 보여준다. 이 영화는 여러모로 매력적인데 우선 비틀즈 자체의 매력을 빼놓을 수 없다. 대중에게 비틀즈는 하나의 팀이자 음악으로 기억되는데, 이 작품은 미처 알지 못했던 멤버 각각의 캐릭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뿐만 아니라 그 다채로운 모습은 생생하고 재기발랄한 청춘의 에너지로 가득차 있다. 이처럼 50년 전 청춘의 상징인 비틀즈를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영화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영화의 가치를 단정짓기엔 이르다. 아직 두 가지의 매력이 더 남아 있다. 영화는 동명의 앨범과 그 수록곡으로 전개되는 만큼 당연히 비틀즈의 명곡이 영상에 녹아있다.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가 기타와 드럼을 치며 ‘Can`t Buy Me Love’와 ‘And I Love Her‘’등을 노래할 때, 관객은 비틀즈의 출구 없는 매력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는 방식은 반세기가 지난 오늘에 보아도 여전히 젊다고 느낄 만큼 신선하다. 기존의 영화 형식을 과감히 걷어낸 색다른 영상미는 음악 영화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고 평가 받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 영화 ‘하드 데이즈 나이트’는 유명 스타의 인기에 기댄 그저 그런 작품이 아닌 비틀즈와 함께 전설로 기록되는 기념비적인 작품인 만큼 찾아볼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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