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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전 인천시교육위원회의장
이젠 교육현장에서 물러나 각종 사회봉사 활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바뀐 것이 옷 입는 것이다. 출근할 때나 심지어 공휴일 등에 잠깐 외출할 때도 정장을 하고 나갔으나, 점차 전과 다르게 계절에 따라 편하게 옷을 입게 된다. 행사장이나 모임에 나가면서는 처음에 어색하고 뭔가 빠진 느낌이 들고 자꾸 아침에 신경을 써서 정장은 아니더라도 비슷하게는 입을 걸 하고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어쩌다 넥타이를 매고 행사장이나 모임에 가면 답답해서 빨리 풀고 싶은 생각이 난다. 옷이 바뀌면서 몸은 편한 것을 탐하면서도 하던 일에 대해 생각하고 보는 시각은 더 깊어지고 여유 있게 보게 되어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동안 사범대학을 나와서 몇 차례 진로를 바꿀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에도 글을 깨우치지 못하신 어머니가 선생님이 되기를 바라고, 늘 우리 아들이 선생님 된다고 자랑하신 어머니 뜻을 거스르지 못하고 평생 걸었던 선생님길이기에 더 깊게 생각하게 되는지 모른다. 효자는 아니지만 어머니가 바라는 대로 선생님으로서의 삶이 그분에게 부끄럽지 않게 마무리할 수 있어 여간 기쁘지 않다.

 요즘도 만나는 사람들이 일반적인 교육에 대해, 혹은 학교에서 가르침이나 교육 현장에 요동치며 변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있을 때마다 물으면 속 시원한 대답을 원할 때 난감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연이어 교육감들이 금품과 관련해 부끄러운 구속으로 이어질 때 인천 교육의 앞날에 참담함을 느끼며, 다음 선거에서는 정말 선생님다운 교육감으로 부정부패에 연결되지 않길 바라고 있으나 보수 후보 단일화를 위해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 면면을 보면 쓴 입맛을 다시게 한다. 이제까지 그리 당당하지 못했던 인사가 특정 출마 예정 후보자에게 다가가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몸 자세를 바꾸는 것을 보면, 벌써 특정 후보자를 정해 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더욱이 과거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캠프 출신이 또다시 지연·인연으로 뭉쳐, 출마 예정자에게 단일화 추진단 운영에 함께 할 것인지를 O X 식으로 물어서 차례로 기권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기선제압을 위해 서둘러 짜여진 각본에 따라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자를 가리기 위한 요구 절차가 아닌가 하는 의아심을 갖게 한다.

 내가 한때 교육감 후보자로 뛰어 다닐 때 시간 등에 쫓겨 안보이던 것들이 이제야 잘 보이는 듯하다. 바둑 두는 사람 옆에서 훈수를 둘 때가 가장 잘 보이는 것 같이 생각된다.

 먼저 검증 대상 후보자는 자신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과거 비리에 연루돼 인천 교육에 부끄럼을 주었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또다시 인천 교육에서 진보는 안 된다고 할 때가 아닌 것 같다.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는 생각이다.

 진보에서도 이청연 전 인천시교육감이 건설업자로부터 3억 원대의 뇌물을 받고 징역 6년의 선고를 받고 법정 구속돼 복역 중이다. 선거 치르느라 선거에서 쓸 수 있는 비용 제한액 한도를 벗어나 법정 비용을 다 쓰고 몰래 돈을 더 쓴 것인지 의심스럽다. 선거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해 어두운 거래와 손을 잡았던 그들이다. 바로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그들이 이제까지 보여준 활동을 보면서 또 후보자 단일화에 앞장서기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당선 후 제대로 지역 교육을 이끌어 나갈 후보자의 이제까지 걸어온 길을 보고 지금보다 몇 배 나은 깨끗하고 신뢰 받는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교육감 단일화 후보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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