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주.jpg
▲ 유현주 안양동안경찰서 경무계 경사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전 세계가 설렘 속에 평창올림픽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 성공의 핵심이 안전에 있는 만큼, 경찰은 ‘테러대응’을 위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평화의 제전이어야 할 올림픽은 종종 테러리스트의 표적이 되기도 했는데, 그 중 1972년 뮌헨올림픽 ‘검은 9월단’ 사건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끔찍했던 테러라 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이 이스라엘이 감금하고 있는 2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석방을 요구하며 선수촌에 잠입, 이스라엘 선수 2명을 살해하고 9명을 인질로 삼았던 그야말로 피비린내 나는 참극이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5일 앞두고 김포국제공항에서 폭탄이 터져 5명이 숨졌는가 하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도 폭탄 테러로 2명이 사망한 일도 있었다. 2002년 6월 한일월드컵으로 온 국민이 들떠 있던 그때, 북한의 연평해전 도발로 6명의 병사가 전사하고 19명이 부상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올림픽 같은 대규모 국제행사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기 때문에 테러단체에게는 일종의 ‘홍보 기회’가 될 수 있어 개최국인 우리는 시설 안전은 물론 테러 대비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경찰은 ‘테러로부터 안전한 국가’라는 명성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철통 같은 대테러 대응태세에 있다.

 대회 기간 경찰특공대 요원과 대테러 장비를 전진 배치하고 국가 중요시설과 다중 이용시설 등 테러 취약시설 경력을 증강 배치하는 한편 개인 소지 총기 등 위험 물건에 대해서는 사전 안전 조치한다. 또 국제 경찰협력센터(IPCC)를 운영, 테러 지원국 입국자와 위해 우려자에 대한 정보 활동을 강화해 국제 테러리스트들의 입국을 원천 차단할 예정이다. 차량 테러 방지를 위해 외곽 검문소 39개소에는 차량 감속 유도시설이 설치되고 경기장 주변 돌발상황 신속 대응을 위해 스키·스노모빌과 전기 이륜차 신속대응팀이 운영된다.

 원활한 대회 진행과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교통전담부대 및 신속대응팀 등 교통경찰을 배치, 소통 위주로 관리할 방침이다.

 최근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를 이용한 사이버테러 위협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인명 살상을 동반해야만 테러가 아니며,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 보급과 함께 해킹이 또 다른 방식의 테러가 됐다. 경제 사정이 악화된 북한이 해킹테러에 뛰어 들어 지난해만 네 차례 가상화폐를 해킹했으며 최근에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연관된 단체들을 겨냥한 대규모 해킹 시도가 있었다. 한국의 대테러센터를 사칭해 악성웨어로 오염된 이메일을 발송한 방식인데, 첨부파일을 열면 공격자의 서버로 연결돼 컴퓨터를 조정하거나 정보를 마음대로 빼가는 것이 가능해지게 된다.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사이버테러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관공서나 올림픽 관련 단체뿐만 아니라 개개인도 사이버 보안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 등 SNS 친구 요청이 있을 경우 모르는 사람의 친구 수락은 경계해야 하며 출처가 의심되는 이메일을 함부로 열어서도 안된다. 사회 구성원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어 개인의 보안이 뚫리면 속해 있는 조직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로 남북한 냉전이 다소 화해 무드에 접어드는 현 시점에서 평창올림픽이 전 세계가 한마음으로 즐기고 화합하는 진정한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우리가 16일 동안 평화를 누릴 수 있다면, 어쩌면 우리는 영원히 평화를 누릴 수 있다."

 국제올림픽휴전센터(IOTC)의 슬로건이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이 ‘가장 안전한, 가장 완벽한’ 올림픽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도록 온 국민의 성숙한 안전 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