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한 18일 3층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한 18일 3층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공항 제 2여객터미널(T2) 개창 첫 도착편 여객기를 운항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18일 오전 4시 11분 필리핀 마닐라발 대한항공 KE624편을 T2에 처음으로 안착시킨 최운식 기장(61)은 첫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전 세계 조종사들 사이에서 가장 안정되고 편리한 공항으로 인천공항을 꼽는다"며 "이번 T2 개항으로 인천공항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공항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20년 가까운 기장생활 중 가장 뿌듯한 날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T2에 첫 발을 내딛은 정유정(31·여) 씨도 "T2 첫 주인공으로 선정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대한항공과 함께 ‘T2 첫 고객 맞이 행사’를 열며 공식 운항을 알렸다.

첫 도착편 여객기에서 내린 승객들(331명)은 바로 입국수속을 밟기 위해 이동했다. 검역과 입국·세관심사 등을 거쳐 입국장을 빠져 나오는 데는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날 오전 7시 55분 마닐라행 대한항공 항공기(KE621편)는 T2를 출발하는 첫 여객기로 기록됐다. 탑승을 기다리던 크리스틴(32·필리핀) 씨는 T2에 대한 소감을 묻자 "손 터치 하나로 내가 원하는 면세점부터 식당까지 안내해주는 최첨단 기술에 감탄했다"며 ‘스마트 디스플레이 샤이니지’를 가르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같은 시각 회사 동료들과 마닐라 여행을 떠난다는 류재영(52) 씨는 "수 년전 인공 고관절 삽입수술(티타늄)을 받아 보안검색을 할 때마다 별도의 설명과 확인 절차 등을 밟아야 했다"며 "하지만 T2에 새로 도입된 원형검색기에선 이런 번거로운 확인 없이 자동으로 판독돼 1분 만에 보안검색을 통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소 불편함도 없지 않았다. 오전 6시께 ‘셀프 체크인(무인 발권기)’과 ‘셀프 백드롭(무인 수하물처리시스템)’ 등에 항공사 안내 인력이 미리 배치되지 않아 외국인 여객들이 불편을 겪는 일 등도 발생했다. 중국 여객 홍췌인(65·여) 씨는 "1시간이나 체크인카운터에 사람이 없어 셀프 존으로 왔지만 이곳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며 "이런 것(셀프체크인)을 이용할 줄도 몰라 너무 당황스럽다"고 발만 동동 굴렀다. 홍콩 출장을 다녀 왔다는 최원석(33) 씨는 "차량을 T1에 주차하고 출장을 갔는데, 공항에 도착하니 생전 처음 와보는 T2여서 당황스럽다"며 "추운 날씨에 무거운 짐 가방을 들고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자체가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분 간격으로 셔틀버스가 온다고 써 있는데, 15분이 지나도록 버스는 오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T1과 T2를 헷갈린 여객과 환영객들도 많았다. 터미널이 표기된 탑승권이 없어 무작정 T1로 딸을 배웅 나왔다는 박원국(51) 씨는 "1주일 전 딸이 T1으로 출국해서 이곳으로 왔는데, 알고 보니 T2에 벌써 도착해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허둥지둥 발길을 돌렸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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