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대표하는 희귀조류인 두루미를 적극 보존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최근 강화 남단지역 모니터링 결과 두루미 21마리가 목격됐다고 한다. 인천의 상징새이자 전 세계적으로 2천500여 마리밖에 없는 멸종위기 희귀조류인 두루미가 다시 돌아오고 있음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천은 두루미의 도래지일 뿐만 아니라 학의 고장으로서 송학동, 청학동, 선학동, 학익동, 문학동 등 학을 상징하는 지명이 유난히 많다. 그러나 환경오염 가속화와 송도국제도시 조성 등 지역 전체에 대한 개발 사업과 함께 서식환경이 악화되면서 개체수가 현저히 줄었고 인천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서구 연희동과 경서동에 집단 월동지가 있었지만 청라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이곳에서도 쫓겨나 이제는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실제 지난 2007년과 2008년 2년간 인천지역에서는 강화에서만 4마리가 목격됐을 뿐인데 점차 늘어 최근 진행한 모니터링에서 총 35마리가 강화군 동검리와 초지리 일대 갯벌에서 확인됐다.

 인천에서 유일하게 강화 남단은 멸종위기종인 두루미, 저어새 등 중요한 번식지이자 서식지이다. 강화를 찾는 두루미는 갯벌에서 게와 갯지렁이, 염생식물의 뿌리 등을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갯벌 근처의 개발행위 규제에 대해 행정 차원의 노력이 요구된다. 인천 이외에 경기도 연천과 강원도 철원 등지에서는 두루미 보존활동을 활발히 벌인 결과 개체수가 크게 늘어나 이제는 보호를 넘어 세계적인 관광자원이 됐다. 두루미 도래 철이 되면 ‘두루미 여행’ 상품이 팔리기도 하고, 철새탐조에 수천 명의 방문객이 몰려 생태교육과 관광으로 들썩인다.

 계절에 따른 철새는 소중히 보호해야 할 천연자원이다. 지금이라도 두루미 도래지 복원과 보호 운동을 서둘러야 한다. 서식지를 보호하는 일은 우리의 환경을 쾌적하게 가꾸는 일이며, 생명환경의 건강도를 그대로 반영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자원 활용을 통한 ‘생태관광’, ‘생태교육’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희귀 조류들의 핵심 서식지를 보전하는 중요한 일이다. 다행히 몇 년 전부터 강화지역 뜻있는 시민들이 모여 갯벌을 찾는 두루미를 지키려는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의 노력이 범시민운동으로 확대·발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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