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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골프여행을 빌미로 해외로 유인해 사기도박으로 거액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인천경찰청은 18일 골프여행을 미끼로 캄보디아 호텔 카지노에서 사기도박을 벌여 거액을 챙긴 총책 A(40)씨 등 4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일당 B(42)씨 등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의 사기도박은 치밀하고 정교했다. 수법은 기가 막혔다. 우선 돈 많은 이들을 물색하기 위해 지난 2016년 5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1년여 간 공을 들였다. 국내 골프연습장 등지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역할분담도 확실했다. 돈 많은 이들과 친분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접근해 캄보디아 등지로 해외 골프여행을 가자며 유인했다. 먹잇감이 걸려들면 총책과 모집책, 바람잡이 등으로 역할을 나눠 행동을 개시했다. 사전에 캄보디아 호텔 카지노의 한국인 매니저, 딜러 등과 짜고 일명 ‘블랙카드(패를 미리 알 수 있도록 특수제작한 카드)’를 이용해 범행을 실행했다.

바람잡이는 한국인 여성들을 동원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도박에 들어가기 전 정신이 혼미해지는 첨가제가 섞인 술과 음료를 마시게 했다. 혼미해진 정신으로 카지노에 들어선 피해자들은 백전백패다. 이렇게 잃은 판돈만 2억6천만 원에 달했다.

경찰은 캄보디아 현지에서 일당과 공모한 한국인 C(53)씨를 수배 하고, 인터폴을 통해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들은 경찰에 조사를 받기 전까지도 자신이 사기도박을 당한 사실을 알지 못할 정도로 수법이 치밀했다"며 "해외 골프여행객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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