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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태 안산단원경찰서 112종합상황실 경위

2004년에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2018년까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수많은 종합정책이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왜 학교폭력은 근절되지 않는 것일까? 오히려 해를 거듭할수록 학교폭력 건수는 줄어드는 듯 통계수치가 나왔지만, 예전보다 더 저연령화, 지능화, 흉포화, 잔인해지는 심각성으로 인해 청소년들의 일탈행위가 사회적 문제로 이슈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부산의 여중생이 가해자 남자친구의 전화를 받았다는 이유로 집단폭행 당하고, 강릉 만취 여중생이 70대 택시기사 폭행, 인천 여중생이 학교 일진 사진을 허락 없이 인터넷에 올렸다는 이유로 집단 폭행 당하고, 충남 아산 여중생 폭행사건, 전주의 한 여중생은 친구들에 괴롭힘에 우울증을 앓다가 투신 자살을 했다.

 이러한 학교폭력 문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KaKao Talk, Mobile Phone, twitter)를 통해 퍼지면서 우리 사회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문제가 다시 이슈화됐고, 이 일로 인해 청와대 홈페이지 ‘소년법 폐지 및 개정의 국민청원’에 대한 글이 26만여 명 이상이 참여했다.

경찰청이 2013년 이후 5년간 학교폭력 적발 및 조치결과 자료에 의하면 학교폭력사범은 6만3천429명으로 매년 1만4천여 명에 가까운 인원이 학교폭력으로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사범 대부분은 불구속 처분을 받았으며, 구속은 649명에 그쳐 갈수록 흉포화하고, 저연령화 잔인해지는 학교폭력 사범에 대해서는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의미에서라도 엄중한 처벌이 요구된다.

 그러면 선진국에서는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어떻게 처리하는지 여러나라 사례 중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를 한 번 살펴보자. 스웨덴은 학교마다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상담사를 채용해 수시로 상담하도록 하고, 간호사, 의사, 심리학자, 학생지킴이, 청년도우미 등을 둬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 대처한다고 한다. 사후 대처보다는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핀란드에서는 키바(KiVa)라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키바 프로그램의 특징은 학교폭력을 목격한 방관자에 초점을 맞추고 그에 대한 역동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수업에 컴퓨터 게임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진행한다고 한다.

 노르웨이는 제로(Zero) 프로그램이 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이미 1989년에 인간행동과학연구소를 설립해 연구했고, 또 이 연구소에서는 매년 교사들에게 학교폭력에 대한 연수를 하고 있고, 또한 국가 언론단체, 학교, 상담기관 등 각 부분이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럼 지금의 현실에서 우리는 청소년들의 학교폭력을 어떻게 예방하면 좋을까?

 학교폭력의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모든 국가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공통된 문제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이 있다. 우리나라는 학교폭력과 관련, 수년 전부터 처벌을 강화해왔지만 큰 성과도 없고 법적 분쟁과 학교폭력 사범만 증가했다.

 위 사례에서 보듯이 학교폭력사건이 터진 뒤에 사후약방문 식의 대처가 아니라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학생에 대한 무관심, 가정교육 붕괴, 경쟁 중심의 입시교육을 탈피하고, 사랑, 봉사, 배려가 있는 인성중심의 교과과목을 편성해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교육은 그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백년지대계라고 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가정에서는 자녀들의 밥상머리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학교에서는 무관심으로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선생님들의 관심이 필요하고, 사회와 국가에서는 경쟁 위주의 수업 방식을 탈피해서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수업과 문화체육 활동을 강화해 더 이상 미래의 보배, 우리의 아들·딸이 학교폭력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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