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개를 잔인하게 처리해 개소주로 만들려고 한 70대 노인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70대인 A(71)씨와 B(77)씨는 지난해 11월 29일 낮 12시께 인천 계양구의 한 여자중학교 부근 공터에서 죽은 개에 불을 붙이고 토막 내는 등 엽기행각을 벌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엽기행각을 벌인 현장 인근에는 여자중학교가 있었고 행인들도 많았다. 학교에 있던 많은 여중생과 행인들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 중지할 것을 종용했으나, 이들의 난도질은 멈추지 않았다. 이들의 엽기적인 행각은 당시 목격자였던 중학교 여학생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제발 동물 학대 처벌을 강화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국민적인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 여중생은 "학교 인근 앞 공터에서 할아버지가 많은 학생들이 보는데 개를 잔인하게 죽였다"며 "동물 학대범이 법에 따라 정당하게 처벌받으려면 동물 학대 처벌법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5만여 명이 넘는 시민의 폭발적인 청원 참여를 불러왔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 70대는 "식당 창고에 주인을 알 수 없는 개가 죽어 있으니 개소주를 만들 수 있도록 해달라"는 C(72·여)씨의 연락을 받고 이 같은 행동을 했다고 털어놨다.

경찰 관계자는 "죽은 개가 평소 동네를 혼자 돌아다니는 걸 봤다는 인근 주민들의 진술이 있었다"며 "수사 중에도 개 주인도 나타나지 않아 유기견일 것으로 판단하고 경범죄처벌법을 적용해 지난 20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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