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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남춘 국회의원(왼쪽), 유정복 인천시장. /사진 = 기호일보DB
언제까지 ‘재정’ 타령만 할 것인가? 정작 시민들은 피부에 와닿지 않는 사안이다. 그런데 인천시장 후보들은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선거 때마다 재정을 들먹인다. 민선 4기부터 시작했으니 근 10년째다. 시민들이 진저리 칠 정도다. 아니나 다를까. 정책 개발을 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또다시 해묵은 재정문제로 여야가 물고 뜯을 기세다. 따져보자. ‘인천시 빚을 누가 만들었나. 시민들인가?’ 아니다.

정치인들이 아닌가! 인천 정치판은 여전히 ‘옛날과 거기’에 머물러 있다. 시민들은 ‘지금, 여기’의 삶이 더 소중하다. ‘내일과 저기’ 얘기를 해도 모자랄 마당에 정치권은 대안도 없이 낡은 과거를 들춰내며 상대를 흠집내기에 바쁘다. 시민들이 정치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시민들은 일자리와 재산가치 상승을 통한 삶의 질 개선을 바라고 있을 뿐이다.

박남춘 의원은 지난 19일 인천시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인천의 봄을 준비합니다’라는 주제로 의정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의원은 민선 6기 재정건전화를 놓고 공격에 나섰다.

박 의원은 "지금 정도의 부채 감축은 누구라도 다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인천시는 최근 4년 동안 총 3조7천억 원의 부채를 갚았다고 하는데 오히려 더 많은 금액을 갚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말 인천시가 허리띠를 졸라 매 부채 감축을 한 것인지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이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하다"며 "앞으로 이 논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은 아직도 부채가 10조1천억 원이나 남아 있고, 이는 전국 최다 수준"이라며 "행정안전부의 재정위기단체 지정에서는 벗어날 수 있겠지만 부자도시가 됐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유 시장은 21일 자신의 SNS에 ‘3조7천억 원을 누구나 갚을 수 있다니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누구나 3조7천억 원의 부채를 감축할 수 있다는 박남춘 의원의 발언은 인천시 모든 공직자와 300만 시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유 시장은 "박남춘 의원은 공직자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시민의 인내로 일궈낸 부채 감축에 대해 궤변과 억지를 늘어놓았다"며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 생각하고 공직자와 시민의 노력을 폄훼하는 분이 주민의 대표라는 데 안타까움을 넘어 애처롭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송영길 전 시장 시절인)민선 5기는 1조8천억 원의 알토란 같은 시민의 재산을 팔면서도 빚은 거꾸로 3조7천억 원을 늘렸다"며 "민주당 시당위원장으로서 반성은 못할망정 민선 6기 시정 성과를 깎아 내리려 거짓말 의정보고회까지 한 일이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꼬집었다.

한편, 공사·공단을 포함한 인천시 총부채는 2010년 9조4천억 원, 2014년 13조1천억 원, 2017년 10조1천억 원이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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