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교육청이 겨울방학기간인 2월까지 학교 석면해체·제거공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한 학교 운동장에 공사 자재들이 놓여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인천교육청이 겨울방학기간인 2월까지 학교 석면해체·제거공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한 학교 운동장에 공사 자재들이 놓여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교육청 등의 탁상행정이 아이들을 석면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실시한 학교 석면 제거공사가 오히려 석면 오염구역으로 만들고 있어서다.

21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여름방학부터 예산을 투입해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석면제거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지역에서는 51개 학교에서 석면제거 공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석면제거 공사를 시행한 인천지역 학교 중 86%에 달하는 44개 학교가 석면에 다시 오염돼 문제가 되고 있다.

지역의 석면제거·해체업체와 석면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가 교육청의 잘못된 공사 발주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교육청의 공사 발주는 석면제거 전문 업체와 일반 인테리어 건축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형태다. 문제는 석면 제거작업을 거꾸로 발주했다는 점이다. 석면을 온전히 제거하려면 석면제거 전문업체가 석면 텍스를 천장에 고정하는 철제 구조물(일명 앰버)을 제거한 후 작업해야 하지만 이 부분을 인테리어 건축업체가 후 순위로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업체는 텍스만 제거한 비좁은 공간에서 석면 제거작업에 돌입한다. 특성상 석면이 엠버에 달라붙어 100% 제거되지 않는다. 결국 인테리어 업자가 엠버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남은 석면 잔재가 날려 하나마나 한 작업이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시 교육청은 잘못된 발주를 바로잡기 보다는 석면제거 업체에게만 오염된 앰버에 남아있는 석면을 모두 청소하라는 현실성 없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역의 한 석면제거 업체 관계자는 "오염된 앰버는 천장에 ‘C’자 형태로 고정돼 구석까지 100% 청소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그럼에도 교육청은 발주방식의 문제를 고치기보다는 업체만 다그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민원이 지속되자 정부는 최근 석면제거 전문업체가 앰버를 제거하도록 각 교육청에 지침을 전달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환경부에서 석면해체업자가 앰버를 철거하도록 공문이 전달된 상황"이라며 "기존 발주는 공사가 들어간 상태기에 계약 변경은 어렵고, 차후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역은 다음 달까지 이어지는 겨울방학 동안 총 39개의 학교에서 석면해체·제거공사가 진행된다 이미 상당수 학교가 발주를 마쳤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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